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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4지구에 현금 500억 '쾅'⋯대우-롯데 정면승부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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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권 브랜드 입지 판도 가를 '전초전'으로 규정⋯양보 없는 경쟁
"이렇게 핫하다고?"⋯재개발 기대감에 집값은 1년새 10억 '껑충'

[아이뉴스24 김민지 기자] "덜 알려졌을 뿐, 한강 바로 앞 입지가 엄청나니 사업성은 만만치 않죠. 대형 건설사에서 현금 500억원을 일찌감치 내면서 '여기서 물러설 생각 없다'는 선언이 나올만 한 곳이니⋯."

한남2구역 만큼 핫해진 성수전략정비구역의 뜨거운 감자 '성수4지구' 인근 중개사가 성수동땅 입찰 수주전을 두고 한 말이다.

재개발 본격화를 앞둔 성수4지구 일대. [사진=김민지 기자]
재개발 본격화를 앞둔 성수4지구 일대. [사진=김민지 기자]

6일 찾은 성수4지구, 한강과 맞닿은 빌라 밀집 골목에서는 강추위 속에서도 시공사 선정이 임박했음을 실감케 했다.

오는 9일로 다가온 성수4지구 재개발 시공사 입찰 마감에 성수4지구 현장 분위기는 이미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의 사실상 양자 대결의 결과에 대한 시나리오가 잔뜩 오가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입찰보증금 500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선납하며 강한 수주 의지를 드러내면서 과연 누가 조합원의 선택을 받을지 시선이 주목된다.

'성수 노른자땅 잡기'에 수주전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현장에선 조합원과 인근 중개업소, 인근 주민들을 중심으로 두 건설사의 조건과 브랜드를 놓고 비교가 한층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성수4지구 인근의 공인중개사 A씨는 "한남2구역에서 맞붙었던 대우와 롯데가 성수에서 다시 붙는다는 점 자체가 조합원들에겐 상징성이 크다"며 "이번엔 단순 시공 능력보다 브랜드와 재무, 그리고 실제 조건을 더 따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입찰 보증금 납부가 마감된 5일(입찰마감 4일전) 보증금을 낸 곳은 대우건설과 롯데건설뿐인 것으로 파악됐다. 두 회사 모두 적극적으로 입찰을 준비하고 있다.

A씨는 "보통은 마감일에 맞춰 보증금을 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에는 두 회사 모두 현금을 먼저 납부했다"며 "그만큼 이번 수주전에 대한 의지가 분명하다는 신호로 읽힌다"고 말했다.

이어 조합원들의 현장 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건설사들이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만큼 조합원들 역시 보증금 납부 시점과 방식부터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며 "시공사가 어디로 정해지느냐에 따라 사업 추진 속도와 단지의 향후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현장에서는 매물 문의보다 시공사와 관련한 질문이 더 많다는 전언이다. 성수1지구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요즘 '어디 브랜드가 이 근방에 많이 들어오느냐'를 묻는 전화도 자주 온다"며 "이번 수주 결과가 향후 아파트 가격과 이 일대 집값 등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는 인식이 현장 전반에 퍼져 있다"고 전했다.

성수4지구는 성동구 성수2가1동 일대에 지하 6층~지상 64층, 1439가구 규모의 공동주택과 부대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약 1조3630억원에 달한다. 성수전략정비구역 4개 구역 가운데 사업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른 곳으로 꼽히며 다른 성수 재개발 지역들과 비교해 한강 접촉면이 길고 영동대교와 인접해 입지 경쟁력도 더욱 높다는 평가다.

이 같은 조건 때문에 업계에서는 성수4지구를 단순한 개별 사업지가 아니라, 향후 성수 일대 재개발 흐름을 가늠할 선행 지표로 보고 있다.

재개발 본격화를 앞둔 성수4지구 일대. [사진=김민지 기자]
성수전략정비구역 제4지구 버드아이뷰. [사진=네이버 지도]

수주전에 나선 건설사들의 전략은 절박한 가운데서도 뚜렷하다. 상대방의 약점을 깎아내리기보다 보유한 강점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온리원(Only One) 성수'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성수만의 도시적 맥락과 한강 조망을 강조한 랜드마크 조성을 제안했다. 설계에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리처드 마이어가 설립한 미국 마이어 아키텍츠가 참여하고, 구조는 영국 아룹, 조경은 그랜트 어소시에이츠가 맡는다.

김보현 대우건설 사장이 현장을 찾아 인지도를 높이려 노력한 점도 조합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현장 밀착 행보를 이어가며 브랜드 신뢰 제고와 경쟁력 강화를 꾀하려는 의도다.

이에 맞서 롯데건설은 성수4지구를 ‘맨해튼 프로젝트’로 명명하고, 반포·청담·잠실로 이어지는 '르엘 한강벨트'의 완성판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청담·잠실 등 최고 선호지역 일대를 롯데 브랜드로 물들인 만큼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을 강북권에 본격 적용하는 것으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성수4지구가 완공되면 청담르엘과 한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구도가 형성되는 만큼, 강북 한강변에 하이엔드 브랜드 깃발을 꽂겠다는 계산도 하고 있다. 최근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금을 확보한 점 역시 수주전에 힘을 싣는 요소로 꼽는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성수4지구는 단순히 수익성만 보고 들어오기에는 부담이 있는 사업"이라며 "그만큼 강북 한강변에서 브랜드 위상을 어느정도 확보하려는 전략적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재개발 본격화를 앞둔 성수4지구 일대. [사진=김민지 기자]
대우건설이 맡은 부산 서면 '써밋 더뉴' 투시도, [사진=대우건설]

현장에서는 브랜드별로 엇갈린 평가와 함께 신중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섣불리 어느 한쪽에 무게를 실어주는 것이 이롭지 않을 것이란 계산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에 대해서는 하이엔드 브랜드 '써밋(SUMMIT)'의 현장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로 꼽힌다.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써밋'이 타 건설사의 브랜드와 혼동된다는 의견이 나오며, 상대적으로 브랜드 파워가 약하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여기에 입찰 과정에서 불법 홍보 등 규정 위반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했음에도 조합 차원의 강한 제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뚝섬역 인근 공인중개사 C씨는"'써밋'이라는 브랜드가 정확히 어떤 포지션인지 헷갈린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건 사실"이라며 "사업성이나 시공 능력은 뛰어나서 말할 필요 없으나 새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가 상대적으로 덜 각인돼 있다는 평가가 현장에서 종종 들린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써밋'의 브랜드 인지도에 대한 의구심은 근거 없는 과도한 우회 공격으로 보인다"며 "개포, 신반포 등 강남 주요사업지 뿐만 아니라 서울 미래 주거의 핵심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한남뉴타운과 여의도에서도 조합원의 선택을 받았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재개발 본격화를 앞둔 성수4지구 일대. [사진=김민지 기자]
롯데건설이 맡은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 르엘' 시공 현장. [사진=김민지 기자]

롯데건설을 향한 우려의 시선은 재무 안정성에 집중돼 있다. 지난 4일 입찰보증금 500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선납했지만, 고금리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방식이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일부 사업지에서 공사비·자재 변경을 둘러싼 논란이 회자되며 조합원들의 경계심도 적지 않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개사 C씨는 "조합원 수가 800여명이 되지 않는 점을 고려했을 때 분담금 문제는 예민한 부분"이라며 "500억원의 현찰이 필요한 입찰보증금과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원가율 상승 등 롯데건설이 사업을 원활하게 끌고 갈 재무 여력이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요즘 상담을 하다 보면 '르엘'이 들어오는 건 좋은데, 나중에 공사비가 더 올라가는 건 아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며 "과거 일부 단지에서 공사비나 자재를 둘러싼 얘기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 조합원들이 재무 구조를 유심히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 같은 우려는 지난 1월 호텔롯데의 롯데렌탈 매각 무산 이후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롯데렌탈 인수를 불허하면서, 호텔롯데가 기대했던 1조원 규모의 현금 유입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로 인해 호텔롯데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지연될 수 있고, 이는 계열사인 롯데건설에도 간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호텔롯데는 롯데건설에 대해 이자자금 지원과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하고 있어 호텔롯데의 자금 운용 상황이 롯데건설과 완전히 분리돼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롯데건설의 재무 부담 일부를 호텔롯데가 보완하는 구조로, 호텔롯데의 자금 운용 상황을 롯데건설과 완전히 분리해 보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롯데그룹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회사는 2024년 말부터 이어진 유동성 우려 진화를 위해 공식 설명회(IR)와 투자자 대상 브리핑을 통해 유동성 안정성을 설명해왔다. 지난해 2월에는 '롯데그룹 IR Day'에서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자산과 재무 구조 개선 성과 등을 설명하며, 부동산 자산 약 50조원, 현금성 자산 약 13조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건설은 이런 우려 속 성수4지구 수주를 위해 '500억원' 보증금을 선납하는 등 그룹 차원의 재무 지원과 함께 하이엔드 브랜드 '르엘'의 희소성과 분양 경쟁력을 앞세워 우려를 해소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관건은 '조건 싸움'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수4지구 수주전이 브랜드 대결을 넘어 조건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검증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개사 B씨는 "두 회사의 화려한 설계 제안 이면에 공사비 부담이 결국 조합원에게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조합원들의 의견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총사업비가 1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만큼, 해외 설계와 첨단 시스템이 실제 분담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어 "조합원 입장에선 두 회사가 치열하게 경쟁할수록 조건은 좋아질 수밖에 없다"며 "성수가 강북에서 독보적인 단지로 거듭나길 바라고 있는 조합원들의 의지에 따라 막판까지 공사비, 금융 조건, 분담금 관리 방안이나 조건을 얼마나 명확히 제시하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재개발 본격화를 앞둔 성수4지구 일대. [사진=김민지 기자]
최근 60억 가까이에 거래되는 트리마제 성수. [사진=김민지 기자]

개발 기대감은 이미 성수동 일대 집값 전반에 반영되는 모습이다. 재개발 추진 속도가 빨라지면서 구역 내 노후 빌라뿐 아니라 인근 구축·준신축 아파트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현장에서는 "업계에서 부각된 재개발 수주전이 성수동 전체 가격 레벨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성수동 집값은 서울숲 인근 초고가 주상복합 단지들이 시세를 견인하고 있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 트리마제 등 대표 단지들은 전용 84㎡(약 38평형)이 53억~6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수4지구 인근 강변금호타운 전용 84㎡는 지난해 10월 28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1년 새 약 10억원이 뛰었다.

구축 아파트도 오름세를 보인다. 성수동1가 서울숲대림 아파트의 1월 매매가는 전용 84㎡가 17억원 내외에서 형성돼 지난해 초 대비 2억원 올랐다. 주거 선호도가 높은 연무장길 일대를 중심으로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에 구축 가격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시장을 겨냥해 공급 확대·세제 압박·시장 감독 강화라는 '3대 축'의 규제 기조를 강조하면서, 최근에는 고점에 형성됐던 일부 고가 매물을 중심으로 급매성 거래나 가격 편차가 큰 거래도 간헐적으로 포착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성수전략정비구역 일대 일부 아파트에서는 직전 거래가격 대비 10억원 이상 낮은 가격에 거래된 사례도 확인된다. 실제로 한때 약 35억원에 거래됐던 매물이 지난해 불과 몇 달 만에 23억원 수준으로 신고된 사례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가격 조정 움직임이 6·27 대책 전후로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급 확대 기조와 함께 고가 주택을 겨냥한 세제·금융 관리 강화, 이상 거래에 대한 감독 기조가 맞물리면서 일부 고점 매물에서 매수 심리가 일시적으로 위축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를 시장 흐름의 전환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핵심 입지의 희소성과 개발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한 만큼 정책 불확실성 국면에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는 있지만, 전반적인 수요 기반 자체가 무너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C씨는 "일부 급매성 거래가 부각되지만, 이는 말 그대로 '급'매수 수요일 뿐, 규제에 대한 걱정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고점 매물에 대한 가격 눈높이가 조정되는 과정으로, 입지와 상징성이 분명한 단지들은 매수 대기 수요가 여전히 두텁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장에서는 이번 결과가 성수1지구를 비롯한 후속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성수1지구 역시 이달 20일 입찰 마감을 앞두고 있어,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 자연스럽게 비교가 이뤄지고 있다는 현장의 증언이다.

공인중개사 C씨는 "성수4지구 시공사가 먼저 결정되면 그 결과를 지켜본 뒤 1지구 조합원들의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건설사들 역시 성수4지구를 단순한 한 구역이 아니라, 이후 판도를 가를 '전초전'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강변 초고층 스카이라인을 둘러싼 대형 건설사들의 경쟁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입찰까지 불과 며칠 남지 않았다. 핵심 지역으로 부각될 성수의 재개발 바통을 먼저 받은 성수4지구의 시공사 선정 경쟁에서 두 대형 건설사 중 어느 곳이 웃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김민지 기자(itismjkee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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