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과학 산업 경제
정치 사회 문화·생활
전국 글로벌 연예·스포츠
오피니언 포토·영상 기획&시리즈
스페셜&이벤트 포럼 리포트 아이뉴스TV

[기고] 너도 나도 나서는 선거, 문제가 있다

본문 글자 크기 설정
글자크기 설정 시 다른 기사의 본문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최철원 정치평론가, 컬럼리스트... 허공을 맴도는 정치의 말들, "시민을 비우는 선거 정책은 어디에 있나"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서재에서 책을 뒤적이고 있는데 평소 알고 지냈지만 한동안 뜸했던 후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웬일인가 싶었는데 자신이 잘아는 국회 의원이 유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려고 예비 후보 등록 준비중이니 관심을 가져 달라는 부탁이었다.

"ㅇㅇ구 국회의원입니다. 시민이 다 알다시피 활력을 잃은 우리 대구를 살릴 적임자는 이 분밖에는 없지 않느냐" 는 말 같지도 않은 답을 던지며 "기꺼이 도와 주실 것으로 믿고, 도와 주신다면 감지덕지입니다." 뭐 이런 연락을...... 평소엔 연락도 없더니 발등에 불 떨어졌구만 싶다가 책을 놓고 상념에 빠졌다.

최철원 컬럼리스트 [사진=최철원 ]

국회 의원들은 그 만큼 했으면 됐지, 뭐가 부족해 벌써부터 속을 끓일까.

공천 과정이 한순간도 녹록지 않았던 지난 선거 때 모(某) 후보를 도와주며 가슴 졸였던 경험이 있다. 전화를 받으며 한동안 잊고 지낸 그 모든 기억이 되살아났다. 큰 풍경은 보이지 않는 선거, 공천이 곧 당선인 대구지방 선거는 예비후보 등록 시점부터 전쟁으로 본 선거보다 치열하다.

선거 초야의 대구 사회는 그야말로 언어도단의 전쟁터다. 출마자들은 어떤 말도 가당치 않은 전쟁터에서 필승을 외치며 싸운다.

그곳은 불필요하고 실속없는 공언(空言)과 공언 (攻言) 사이에 말과 말들이 엉키고 사회 전반에 어지럽게 돌아다니며 부딪쳐 백병전을 치르는 혼란 가중의 사회다. 나는, 이 혼란의 본질이 시민을 불모로 자신들의 영달을 위한 파렴치한 권력투쟁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선거를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다. 너도나도 중독된 사람처럼 나서니 선거라는 게 본래 그리해야 하는 경기라 하지만 바라보는 유권자는 수용하지 못한다. 정작할 일에는 눈감고 네 탓 내 탓 하지만 자리 욕심엔 너도나도 나선다.

그래서 나는 후보자들과 관련된 선거 상항은 글로 쓰기를 좋아하지 않으며 탐탁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럼에도 굳이 쓰는 이유는 그들의 말과 행동이 하도 현실과 동떨어저 시민들의 눈과 귀를 멀게 하기 때문이라는 비루한 변명을 할 수 밖에 도리가 없다.

출마 후보자들의 정치적 말과 행동이 하나같이 같은 말을 비틀어 하고 있다. 그 말이 그 말인데 듣고 보는 관점에 따라 옳고 그름의 경계가 모호하려니와 때로는 욕망과 기만에 찬 주장들을 바른 말이라 말하고 주장하니 듣는 유권자들만 바보 되는 느낌이다.

나도 꿈이 있었던 젊은 날엔 불필요한 행동과 말이 많았다. 내가 한 행동과 뱉은 말은 가리키는 대상이 구별되지 않고 모호했다. 언어 외형에 하자가 없으면 다 말인 줄 알고 아무런 생각없이 주절거렸다.

누가 봐도 넘치는 어색한 행동으로 한바탕 소란을 떨고나면 무엇을 했는지조차 몰라 허망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늘 말 같지 않은 말과 행동이 질펀하게 넘쳐났고 삶의 하중을 통과하지 않은 웃자란 언어들이 주변에 이리저리 나뒹굴었다. 자질도 못되면서, 꿈을 이루려는 욕심으로 사회 냉소에 대응하려는 전투 의식이 강했다.

초로(初老)인 지금, 당시 쏟아낸 크고 속 빈말과 행동은 현실과는 전혀 다른 언어들이었음에도 현실 웟자리를 고집하던 그 열정의 무지막지한 언어들을 돌이켜 보니 민망스럽다.

언어의 밑창이 허하고 받칠 힘이 없어서 뒤뚱거리는 말들은 땅 위에 내려 앉지못하는 진눈께비처럼 바람에 불려가 이리 저리 흩어졌다. 그것은 언어라기보다는 비루한 자기변명으로 일관한 무내용의 아우성으로 시대적 착오와 삶의 황폐 징후였다.

이젠 혼자서 중얼거리는 말이라면 몰라도 세상을 향하여 내놓을 수 있는 말이란 그다지 많지 않고 또 쉽지도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피彼)와 아(我)를 구별하는 이분법적 언어 습성이 갈수록 노골화된 현실은 대중 회의를 진행하는 공적인 자리에서조차 말을 할 때 사람을 말더듬이로 만든다.

삶 속에서 그 유효성을 검증할 수 없었던 거대하고 모호한 의미의 단어들은 만지기가 겁이 난다. 그래서 어떤 좋은 말이든 결국 말이라고 다 말을 끌어다 쓰지 못한다. 흔히 말 할 수 있는 언어는 주먹 속 모래알이 빠져나듯이 점점 줄어들어서 이제는 고작 한 움도 안되기에 말들은 점점 가난해진다. 그리고 그 가난이 오히려 편안하고 가지런하다.

나를 '선택해 주신다'면 대구를 일류 지자체로 만들겠다는 달콤한 허설이 곤고한 삶을 사는 시민을 기만하고 있다. 그러면 그 동안 선택 받았던 전직 시장은 능력이 모자라는 사람들이라 대구가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가.

공천을 앞둔 정치적 언어는 많은 이슈를 남긴 채 들뜬 바람을 타고 저잣거리에서 이리저리 딩굴며혼란만 부추기고 있다. 그 말은 더 이상 진화하지 못했기에 가지런해지지도 않다.

이쪽에서 진실이라 말하면 저쪽에서 거짓이라 화답하며 비난하니 중구(衆口)가 난방(難防)이다. 대게 이런 말들은 의미소(意味素) 를 모두 상실한 채 다만 한낱 케이블방송 소재거리로 전락하며 페널들의 입안에서 씹혀 시민들의 소화불량증을 유발하는 주범이 된다. 이것은 가히 '아수라'라고 할 만하다. 그러기에 시민 가슴에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굳이 남는 것을 짚어보면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위상재고의 뻔뻔스러움 뿐이다.

아직 선거가 여러 달 남았지만 우리 사회는 벌써 후끈하다. 국회의원들이 너도 나도 출마하겠다 선언하고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거리엔 현수막으로 덮혀 가히 아수라판이다. 예비 후보들의 말들과 정치적 언어 행동은 일반 시민은 구별조차 어렵게 뒤죽박죽과 애매모호로 헝클어 놓았다. 이렇게 해야만 살아남을 수가 있다는 풍토와 인식 자체가 시대의 발전을 가로막는 문제점이다. 그들의 정치적 언어는 사실에 바탕 하지도 않았고 의견에 바탕 하지도 않았다.

그것은 흔히 자기변명이나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래서 자기변명이나 정치적 이득에 바탕 한 말이기에 그 동안 벌어 놓은 품격마저 다 까먹고 있다.

흔히들 TK 본산지, 보수의 심장이라는 대구는 알짜배기는 쏙 빠진 껍데기만 남은 허울 좋은 도시다. 지금 대구 서민들의 당면한 현실은 힘들다 못해 가혹하다. 이런 현실을 의원들은 인식이나 하고 있는지, 출마의 변이 하나 같이 들어 새길 말 없이 표현만 비틀었다. 따지고 보면 그 말이 그 말이기에 그 전체의 모습은 어수선해 보인다.

지난 수년간 변화로 대구 사회가 한층 가팔라졌다. 이제 혁신 없이는 어떤 개인, 조직, 기업, 지자체, 국가도 생존을 보장 받을 수 없는 시대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혁신을 가로 막는 장애가 널부러 져 있다. 그 최대의 피해를 보고 있는 도시가 우리 대구다. 인구 감소, 일자리 부족에 따른 청년 실업, 미래 지향적 먹거리 부족 등 각 종 데이터가 말해주듯 우리 대구는 희망과는 거리가 먼 현실에 놓여 있다.

이 구조적 절망의 주범으로 낡은 제도 그것을 방치하는 정치권, 공천이 곧 당선인들의 절박함 상실 등 그 위에 편승하는 기득권층이 지목된다. 사회 가장 기득권자인 후보자들은 누구를 불문하고 우리 안에 수구와 정치에 과몰하지 말고 맞춤 정책으로 대구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고민을 해야 한다. 그들은 자리와 위치를 개인의 영달에 이용하지 않겠다지만 그들의 동떨어진 행동과 판단을 믿고 응원하기엔 너무나 많은 문제가 있다.

지금 시장을 하겠다는 후보자들의 행동과 언설이 관련자들에게 대구를 맡기면 미래를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 자체가 의미가 없다.

한 출마자는 강한 투사의 이미지로 대구를 위하겠다고, 어떤 이는 대구가 키운 6선 의원으로 마지막 봉사를 대구에서 하겠다고, 어떤 이는 고위 관료의 경험과 의정의 선봉장을 강점으로, 어떤 후보는 대기업 CEO의 경험으로 대구 경제를 살릴 적임자라고, 어떤 이들 두 사람은 출마의 변도 두리뭉실 아리송하다. 이쯤이면 언어 유체 이탈의 극단을 보는 것 같고 듣고 보는 시민의 수준을 우습게 보지 않고는 그렇게 말할 수 없다.

예비 후보들은 왜 이렇게 무 내용한 언어로 시민을 혼란스럽게 하는가. 출사표의 진실은 사실에 바탕한 진술과 의견에 바탕한 진술을 구별하고 사실을 묻는 질문과 의견을 묻는 질문을 구별하는 데 있다.

이쪽에서 입을 열면 저쪽에서 비아냥대니 그 말들은 뜬 말이고 헛말이고 빈말로 변한다. 풍문이고 야설에 불과한 헛말이 세상을 휘젓고 다니는 힘은 분열과 편 가름을 만들고 편 가름은 상대에게 허상을 부여하고 그 허상을 물고 뜯는다. 그때 반대편도 똑같은 전략으로 무장해 전면전을 치르는 말들의 신기루가 시장 선거를 앞둔 대구 지역에 뭉게구름처럼 오르며 뜬구름 잡는 말들로 가득 차 아무것도 소통되지 않는 현실이다.

정치인들이 입에서 말하는 순간 모든 말속에 달라붙는 수많은 언어폭력의 말들, 마치 굶주림으로 먹이감을 기다리며 길목을 지키는 승냥이처럼 결코 끝나지 않을 정치적 싸움의 진흙탕에서 이전투구하는 정치인의 말,말,말들이 무섭고 혐오스럽기에 그런 언어는 더 이상 바른 말이 아니다.

공천의 험한 다리를 건너가는 후보자들이여, 자신의 행동을 자기가 건너가는 다리라고 생각하라. 단단한 다리가 아니면 당신들은 결코 건너려 하지 않을 것 아닌가. 그 단단한 다리를 놓는 시작이 출사표에 담겨야 한다.

대구의 발전은 정치가 아니라 정책이 답이다. 이 글은 소시민이 예비 선거 지망생 후보자들에게 던지는 부탁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주요뉴스


공유하기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에 붙여넣기 해주세요.
alert

댓글 쓰기 제목 [기고] 너도 나도 나서는 선거, 문제가 있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댓글 바로가기


뉴스톡톡 인기 댓글을 확인해보세요.



TIMELINE



포토 F/O/C/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