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추경호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시장’이라는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우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대구 시민들이 최우선 과제로 꼽는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해법을 두고, 그의 관료 이력과 지역 현장 경험이 함께 재조명되는 분위기다.
3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추 전 부총리는 달성군에서 3선을 지내며 중앙 정치인임에도 지역 현안을 직접 챙겨온 ‘현장형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대표 사례로는 달성문화복지센터 건립 당시 주민들의 불만이 컸던 ‘수영장 부재’ 문제를 학교 복합화 방식으로 풀어낸 대목이 꼽힌다. 인근 학교 복합화 건물에 수영장을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약 120억 원의 국비와 재정을 확보해, 문화복지 인프라 확충과 교육시설 개선을 동시에 이뤄냈다. 지역에서는 “주민의 속앓이를 끝까지 파고들어 해법을 만든 정치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평가는 지난해 장마철 달성 들녘에서의 일화로 더욱 굳어졌다. 당시 기록적인 폭우로 달성 지역 논이 물에 잠기며 벼가 썩을 수 있다는 긴급 보고가 올라왔다. 추 전 부총리는 서울로 이동 중이던 기차 안에서 소식을 접하자 곧바로 일정을 바꾸고 기차를 돌려 달성으로 내려왔다. 벼는 24시간 이상 물에 잠기면 수확이 불가능해지는 만큼, 농민들에게는 생계가 걸린 절박한 상황이었다.
현장에 도착한 그는 농민들과 함께 밤을 새웠다. 배수 상황을 점검하고 피해 논을 직접 둘러보며, 지역 당직자들과 함께 행정 지원과 긴급 대응을 조율했다. 다음 날 아침, 장시간 햇볕과 습기 속에서 대응에 나선 탓에 그의 머리는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한 농민이 모자를 쓰라고 권했지만, 그는 “내 머리보다 벼가 상할까 그게 더 걱정”이라며 다시 논으로 향했다는 일화가 지금도 지역에 남아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장면을 두고 “추경호 정치의 본질을 보여준 순간”이라는 말이 나온다.
중앙 무대에서는 숫자와 지표로 경제를 설계하는 관료였지만, 위기 앞에서는 현장을 택하는 정치인이라는 평가다. 달성군에서 3선을 이어올 수 있었던 배경에도 이런 신뢰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력은 ‘경제 시장’ 구상에 무게를 더한다. 대학 3학년 때 행정고시에 합격해 졸업 직후부터 경제부처 실무를 두루 거쳤고, 재정·금융·산업·노동·복지를 아우르는 정책 조정의 정점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냈다. 원내대표를 역임한 3선 의원으로서의 정치력과 중앙부처 전반에 걸친 네트워크 역시 대구가 필요로 하는 예산 확보와 규제 개선을 관철할 실질적 동력으로 꼽힌다.
관가에서는 그의 관료 시절을 두고 ‘워커홀릭’, ‘치밀한 정책가’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복잡한 경제 현안을 한 장 보고서로 압축하되, 그 한 장을 완성하기까지 논리와 수치의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다는 일화는 전설처럼 전해진다.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 실무를 맡았던 시기에는 “잠을 자지 않는다”는 말이 돌 정도로 위기 관리에 몰두했다는 후문이다. 부드러운 설득과 단호한 결단을 오가는 ‘추다르크’라는 별명도 이때 붙었다.

광역단체장 선거는 첫 도전이지만 조직 운영에 대한 자신감도 분명하다. 여의도연구원 원장, 전략기획부총장, 원내대표 등 당 요직을 거치며 전략기획과 조직관리 경험을 쌓았고, 제20대 대선 국면에서는 원내수석부대표와 대구시당위원장으로 선거 조직을 총괄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책 구상에서는 전문성, 행정 경험, 정치력의 결합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다. 약 35년간의 경제 관료 경험과 국가 운영 실전, 여야를 넘나드는 정치력은 구호가 아니라 실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젊은 세대 표심과 관련해서도 대구에서 가장 젊은 도시로 꼽히는 달성군에서 지난 총선 당시 10만 표 이상을 얻어 국민의힘 최다 득표를 기록한 배경으로 좋은 일자리와 정주 여건 개선 성과를 제시한다.
교통 해법 역시 ‘경제 시장’ 구상과 맞닿아 있다.
서대구역과 달성 구지 국가산단을 잇는 산업선 철도를 물류 노선에 그치지 않고 생활형 철도로 진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지하화 전략을 통해 소음과 진동을 줄이고 운행 간격을 촘촘히 하면, 출퇴근 시간대에는 지역민 이동을 담당하는 준도시철도 역할까지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추 전 부총리는 “대구시장은 또 다른 정치 행보를 위한 자리가 아니라,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들어 성과로 평가받는 자리여야 한다”며 “대구경북 행정통합과 신공항, 산업구조 대전환을 통해 다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시민께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물에 잠긴 달성 논에서 보여준 선택처럼, 위기 앞에서 현장을 택하는 그의 리더십이 대구 민심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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