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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명 후 '다음 스텝' 준비하는 한동훈…'정치적 대응'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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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처분, 징계 재청구·기각 시 역풍 가능성 등 부담
장외대응, '피해자 이미지 부각→원내 입성' 전략
측근 "가처분, 판 못 바꿔…'진짜 보수운동' 할 것"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29일 제명 결정과 관련해 기자회견 하기 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향하고 있다. 2026.1.29 [공동취재]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29일 제명 결정과 관련해 기자회견 하기 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향하고 있다. 2026.1.29 [공동취재]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유범열 기자] 지난 2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의해 최종 제명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머지 않아 국면 전환을 위한 다음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법적 대응보다는 '정치적 대응'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측근 안팎에선 일단 시간을 두고 상황을 관망할 경우 6월 지방선거보다 이전에도 복귀의 계기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31일 여의도 일대에서 열린 지지자들의 제명 반대 집회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자신 온라인 플랫폼 '한컷'에 "날씨가 풀려 다행이다", "좋은 정치로 좋은 나라 만들겠다"는 댓글을 실시간으로 남겼다. 집회 종료 이후에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지지자들의 전체 행진 모습을 10배속 영상으로 편집해 게시하기도 했다.

제명 결정이 내려진 지 나흘이 지난 주말까지도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겠다는 공식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한 전 대표는 법률가 출신 참모들과 가처분 신청 여부를 놓고 논의를 이어가고 있으나, 아직 측근들 사이에선 의견이 하나로 모이지는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제명 이후 행보와 측근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해 장동혁 지도부와 정면 충돌하기보다는 '장외 세 결집'이라는 정치적 대응에 무게가 실리는 모습이다. 한 전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판단은 한 전 대표 몫"이라면서도 "가처분이 본질적으로 판을 바꾸기는 힘들다"고 했다. 이어 "제명을 당했지만 '진짜 보수 운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 측에선 법적 대응의 실익이 크지 않다고 보는 기류도 뚜렷하다. 가처분이 인용되더라도 지도부가 다른 사유를 들어 재차 제명 절차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제명 자체가 장동혁 대표의 당권 강화 과정에서 활용된 측면이 있는 만큼, 친장동혁계가 주도하는 당무감사위원회와 윤리위원회를 통해 또 다른 형태의 징계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기각 가능성에 따른 부담이다. 법원이 정당의 자율성을 강조할 경우,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중앙윤리위원회가 지난달 14일 제명을 의결한 뒤 장 대표가 재심 기회를 부여했음에도 한 전 대표가 이를 신청하지 않은 점은, 정치권에서 가처분 인용 가능성을 낮게 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기각될 경우 '선거를 앞둔 당에 불필요한 분란만 키웠다'는 보수 진영 내부의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29일 제명 결정과 관련해 기자회견 하기 위해 국회 소통관으로 향하고 있다. 2026.1.29 [공동취재]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운데)와 송언석 원내대표(왼쪽)를 비롯한 최고위원과 당 지도부들이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장외 세 결집을 통한 정치적 대응은 향후 선택지를 보다 넓힐 수 있다는 평가다. 물론 광야에서 홀로 돌파구를 모색해야 하는 것은 부담이나, 원내에 약 20명 안팎의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이 존재하고, 당원과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도 일정 지지 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보수 진영 내부 존재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한 전 대표 측 판단이다.

광역단체장 출마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진 한 전 대표는 '부당한 징계의 피해자' 서사를 바탕으로 당 바깥에서 세를 키우면서 오는 6월 지선과 함께 열릴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보수-진보 지지세가 팽팽한 비교적 '험지'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전망이 측근들 안팎에서 제기된다. 이를 통해 생환에 성공할 경우 국민의힘 지도부를 상대로 정치적 존재감을 입증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야권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시장 출마를 선언해 공백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대구 내에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비교적 높은 대구 수성갑 등이 잠재적 출마지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출마 지역을 꼽기에는 아직 너무 성급하다"면서도 "보궐선거까지 시간이 좀 있고, 오는 8일 토크콘서트까지 잘 치르고 나면 점점 윤곽이 드러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6월 선거 전략과는 별개로 한 전 대표의 복귀 가능성이 더 빨리, 자연스럽게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여당에 두 배 가까이 뒤지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유지될 경우, 당 내부에서 '장동혁 체제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불만이 더욱 확산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앞의 한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장 대표를 향한 공개 사퇴 요구를 거론하며 "한동훈은 밖으로 나갔지만, 지선 전에 분명 내부가 시끄러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는 한 전 대표의 제명 입장 발표의 의미에 대해서도 "'지선 이후'에는 얼마든지 복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여권의 악재를 살리지조차 못하는 국민의힘이 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상대로 이기기 쉽지 않다는 게 현재로선 유력한 전망"이라며 "한 전 대표 제명을 결정한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자연스럽게 복귀 여지가 생길 수 있다"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내부 상황에 따라 변수가 있을 것이란 예측도 있다. 신 교수는 "지선까지 장 대표가 당내 강성 지지층 목소리를 얼마나 더 키우느냐가 선거 이후 국민의힘 모습을 가르는 관건"이라고 했다. 장 대표가 지선을 준비 과정에서 중도층을 모두 내쫒고 국민의힘 내부 구도를 강성 위주로 재편한다면, 선거 패배 이후에도 대표직을 유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원내에서 한 전 대표 제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친한계와 일부 쇄신파말고는 그다지 거세지 않은 것도 이와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그는 "장 대표가 지선 패배를 염두에 두고 미리 내부 구도를 정리한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유범열 기자(hea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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