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경찰이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를 불러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보 유출 범위에 대한 사실관계가 규명될지 주목된다. 쿠팡 측이 약 3000개 계정만 저장됐다고 밝힌 이후 유출 규모를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어서다.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셀프 조사'로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받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30일 서울경찰청으로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90ad9b409608c2.jpg)
30일 경찰에 따르면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는 세 차례 출석 요구 끝에 이날 오후 서울경찰청에 출석했다. 앞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로저스 대표를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와 관련, 국회에서 사실과 다른 진술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경찰은 이번 조사에서 쿠팡의 자체 조사 발표 경위와 증거 인멸 여부, 유출 규모 축소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쟁점 중 하나는 유출 규모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중국 국적 전 직원이 고객 개인정보에 접근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약 3000개 계정만 피의자의 외부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됐다"고 설명했다. 저장된 정보는 이후 삭제됐다는 게 쿠팡의 자체 조사 결과다.
하지만 정부와 수사 당국은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최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계정 기준으로 3000만건 이상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쿠팡이 주장하는 3000건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로저스 대표에게도 "정보 유출이 3000건에 불과하다는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 측은 경찰 조사에서 유출 규모와 관련한 오해를 소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하드 드라이브에 저장된 계정 수가 전체 유출 규모로 잘못 해석되면서 논란이 커졌다는 것이다.
쿠팡의 지난해 말 공식 발표에는 '3000명만 유출됐다'는 대목은 없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고시 제25조에 따르면 개인정보 유출은 해당 정보가 개인정보처리자의 관리·통제를 벗어나 제3자가 알 수 있는 상태에 이른 경우를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쿠팡의 발표는 2차 피해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입장문에 가까웠다"며 "정부의 공식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이 적극적으로 해명하기 어려운 측면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초 3370만명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재공지했다. 당초 '노출'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국회와 정부의 지적을 받아 유출로 정정한 것이다. 이후 3370만명에게 1인당 5만원 상당의 구매 이용권을 지급하는 보상책도 내놓았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유출 규모와 관련한 용어 사용과 설명을 명확히 하지 못하면서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접근, 저장, 유출의 개념을 분명히 구분해 설명했어야 했다"며 "경찰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명확히 드러날지도 이번 사태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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