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난데없는 '설탕세' 공방으로 시끌시끌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던진 화두가 시작입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X(옛 트위터)에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 억제,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 의료 강화에 재투자,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요"라고 썼습니다. 여기에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80%가 설탕세 도입에 찬성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했습니다.
![대형마트에 진열된 설탕.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e49a39cc54a740.jpg)
게시글 이후 정부가 설탕세 도입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이어지자, 이 대통령은 다음날 '설탕세'와 '설탕 부담금'은 다르다며 수습에 나섰습니다. 새로운 과세 제도를 도입해 증세할 것이란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겁니다. 도입 추진이 아니라 의견수렴이라는 입장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불거진 설탕세 관련 논의는 계속해서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설탕세란 무엇이길래 이렇게 난리일까요. 말 그대로 설탕에 붙는 세금이지만, 설탕 자체가 대상은 아닙니다. 설탕이 특정 기준치 이상 많이 들어간 음료나 가공식품에 추가로 매기는 세금을 뜻합니다. 당류 함량이 높은 제품에 세금을 매겨 소비를 억제해 비만·당뇨 등 만성질환을 억제하자는 취지입니다. 쉽게 말하면 콜라를 담배처럼 관리하자는 겁니다. 설탕세로 마련된 재원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재투자할 수도 있겠죠.
찬성 측은 설탕세가 글로벌 표준에 가깝다고 주장합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2016년 설탕세 도입을 권고했고, 2023년 기준 전 세계 120여 개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인구로 보면 57%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설탕세를 시행한 국가에서는 실제로 각종 제품들의 설탕 함량이 대폭 줄었습니다. 영국에서는 2018년 '설탕 음료 산업 부담금(SDIL)'을 도입한 후 과세 대상 청량음료의 설탕 함량이 47% 감소했습니다. 설탕 함량이 높았던 음료의 65%는 세금 부과 기준 미만으로 성분을 변경했습니다. 유럽에서는 코카콜라, 펩시콜라 같은 대기업들이 일부 제품의 설탕 함량을 30~50% 줄였습니다.
![대형마트에 진열된 설탕.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8a781a65ae742f.jpg)
다만 반대 의견도 적잖습니다. 취지엔 공감하지만, 전반적인 물가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입법 취지인 당 섭취 절감보다, 되레 소비자 부담이 더 클 수 있다는 겁니다.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동일한 세율이 적용되는 만큼 저소득층일수록 부담이 커지는 '역진세' 성격을 띠는 점도 문제로 지적됩니다.
'왜 설탕만'이라는 의문에도 답을 내놔야 합니다. 나트륨, 지방 등 당류와 유사하게 유해성이 있는 원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헌법상 조세평등원칙에 따라 특정 납세 의무자를 차별하거나 우대하는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때만 허용될 수 있습니다.
식품업계도 간장하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미 내수경기 침체와 원가 및 환율 상승 등으로 경영 환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설탕세까지 도입될 경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출범 초기부터 강력한 물가 안정을 강조하는 정부 기조에 엇박자를 내는 건 쉽지 않겠죠. 여러모로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입니다.
당류 섭취를 줄여 국민 건강을 돌보자는 취지 자체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아마 많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이에 따른 부작용들에 대해선 충분한 숙고가 필요해 보입니다. 만약 설탕세를 걷어야 한다면, 업계와 소비자를 충분히 납득시킬 대안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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