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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노광 장비, ASML 추격보다 X선 방식으로 우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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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경쟁력 강화 위한 'X선 간섭 노광장비 개발' 토론회
"노광장비 국산화율 20% 미만…EUV는 ASML 100% 의존"
"ASML 수출 통제 시 신규 공정·라인 증설 불가능"
"중국의 '자국산 장비 50% 의무화' 조치도 우려"

[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국내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네덜란드 ASML이 독점하고 있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추격하기보다 'X선(X-ray) 노광장비'를 대안 기술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재종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위원은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X선 간섭 노광장비 핵심기술 개발 토론회'에서 "EUV 노광장비는 이미 ASML이 수십 년간 기술과 특허를 축적한 영역으로, 후발 주자가 동일한 경로를 따라잡는 것은 현실적인 대안이 아니다"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ASML을 추격하는 전략이 아니라 우회 전략"이라고 말했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글로벌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X선 간섭 노광장비 핵심기술 개발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권서아 기자]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글로벌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X선 간섭 노광장비 핵심기술 개발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권서아 기자]

이 연구위원이 위회 전략 대안으로 제시한 기술은 X선 노광장비다. 노광은 빛을 이용해 웨이퍼 위에 회로 패턴을 형성하는 반도체 핵심 공정으로,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극자외선(EUV) 노광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EUV는 자외선과 X선 사이 영역의 전자기파로, ASML이 세계 EUV 장비 시장의 100%를 독점하고 있다. X선은 EUV보다 파장이 짧아 이론적으로 더 미세한 회로 구현이 가능해, 기존 노광 기술의 물리적 한계를 넘어설 기술로 평가된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20% 미만에 그치고, 수입 기준으로는 미국·일본·네덜란드 의존 비중이 77% 수준"이라며 "특히 EUV 노광장비는 100% ASML에 의존하고 있어, 수출 통제나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신규 제조라인 신설·증설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각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장비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중국의 경우 자국 내 반도체 생산 시 국산 장비 사용 비율을 50% 이상 의무화하는 조치까지 나오고 있다"며 "이 같은 환경 속에서 핵심 공정 장비를 확보하지 못하면 산업 경쟁력은 물론 공급망 안정성도 담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EUV 기술의 연장선에서 6~7나노 이하 공정을 따라가는 전략은 우리에게 맞지 않다"며 "기존 기술의 연장이 아니라 X선을 활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노광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X선 노광 기술은 아직 본격적인 산업 적용 단계에 이르지는 않았다"면서도 "국내에는 방사광 가속기 운용 경험과 다층박막, 정밀 스테이지 등 관련 요소기술이 축적돼 있어 기술 개발을 시도해볼 수 있는 기반은 갖춰졌다"고 설명했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글로벌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X선 간섭 노광장비 핵심기술 개발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권서아 기자]
왼쪽부터 박진석 오로스테크놀로지 전무, 류석현 한국기계연구원 원장, 이상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천기술과 사무관, 이재종 한국기계연구원 연구위원, 조상준 한국표면분석학회 회장 [사진=권서아 기자]

이날 패널 토론회에서는 EUV 대응 전략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김형근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단장은 "EUV 원천기술 개발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마스크, 펠리클, 포토레지스트(감광제) 국산화에 의미 있는 성과를 냈다"며 "X선 노광도 중장기 로드맵과 산학연 생태계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진석 오로스테크놀로지 전무는 "하이엔드급 리소그래피(노광) 장비가 필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며 "국내에서 옵틱(광학) 기술과 관련 소재·기술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무는 "스테이지 등 핵심 기술을 해외에 의존하면 국산화가 완전하게 이뤄지기 어렵다"며 "스테이지는 요구 정밀도가 더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 먼저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현준 충북대 물리학과 교수는 "노광 기술은 EUV 다음 단계로 X선 영역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라며 "X선은 반사·집속·광원 확보가 모두 어려운 영역이지만, 특정 파장에서 난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EUV처럼 큰 산업적 임팩트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글로벌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X선 간섭 노광장비 핵심기술 개발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권서아 기자]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글로벌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X선 간섭 노광장비 핵심기술 개발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권서아 기자]

토론회에서는 X선 노광 기술을 연구 성과에 그치지 않고 산업 현장으로 연결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상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원천기술과 사무관은 "과기부가 해야 될 일은 연구개발(R&D)을 통해 생태계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X선 노광장비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한 기술이고, 단순히 반도체 장비가 아니라 물리 현상과도 관련돼 있어 과기부도 관심 있게 봐야 할 주제라고 공감하고, 논의해서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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