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전다윗 기자] 소주가 또 순해졌습니다. 지난해 7월 '처음처럼'의 도수를 기존 16.5도에서 16도로 낮춘 롯데칠성음료가, 이번엔 주력 제품 '새로'의 도수를 기존 16도에서 15.7도로 0.3도 낮추기로 했습니다. 2023년 대전·충청 지역 기반 선양소주가 국내 최저인 14.9도 소주를 선보이긴 했으나, 전국 단위 대형 주류 업체가 자사 주력 소주 도수를 15도대로 낮춘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롯데칠성음료가 '새로'를 리뉴얼한다. [사진=롯데칠성음료]](https://image.inews24.com/v1/80d0d47f19980b.jpg)
하이트진로 역시 점점 소주 도수를 낮추는 추세입니다. 지난 2024년 자사 대표 제품이자, 독보적 시장 1위 제품인 '참이슬 후레쉬' 리뉴얼을 단행해 알코올 도수를 기존 16.5에서도 16도로 내렸습니다. 참이슬 후레쉬는 2006년 19.8도로 출시됐는데, 약 20년이 지난 현재 도수가 3.8도 낮아진 셈입니다. 참이슬 도수를 변경한 같은 해 3월엔 도수 15.5도의 '진로 골드'를 선보이며 저도주 시장 공략에 힘을 실었습니다.
국민 술로 불리는 소주인 만큼, 도수 변경 소식이 들릴 때마다 시끌시끌합니다. 이번에도 애주가들은 볼멘소리를 내뱉습니다. 일종의 '꼼수' 아니냐는 건데요. 희석식 소주는 원료인 주정에 물과 감료를 섞어 만듭니다. 도수가 낮아진다는 건 주정이 줄고, 물의 양이 늘어났다는 뜻이죠. 일반적으로 소주 도수가 0.1도 내려가면 주정값이 0.6원 절감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게다가 도수가 낮아졌으니 자연히 이전보다 마시는 양이 늘어날 테고, 결국 판매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류 업체들은 이러한 원가 절감 효과는 극히 미미하며, 오히려 잘 팔리는 제품의 맛을 변경하는 리스크가 훨씬 크다고 설명합니다. 그럼에도 도수 변경을 단행하는 건, 최근 주류 음용 트렌드 변화가 그만큼 뚜렷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이후 '홈술', '혼술' 문화가 보편화되고 건강 중시 트렌드가 부상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술 문화가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주류 음용 횟수 자체가 줄고, 술에 취하지 않고 즐기는 수준에서 마시고 싶어 하는 수요가 늘면서 분위기 자체가 달라진 겁니다. 국민 술 소주라도 이러한 흐름에 역주행할 순 없겠죠.
![롯데칠성음료가 '새로'를 리뉴얼한다. [사진=롯데칠성음료]](https://image.inews24.com/v1/e8bd116ec590d1.jpg)
소주만 달라지고 있는 건 아닙니다. 소주보다 도수가 한참 낮은 맥주는 아예 알코올을 없앤 무·비알코올 제품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고도수 증류주가 일반적이었던 전통주 시장에서도 변화가 감지됩니다. 낮은 도수, 다양한 맛을 앞세운 제품들이 잇따라 출시되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술 도수가 낮아지는 이유.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유가 어찌 됐든 당분간 술은 더 독기가 빠지고 순해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주류 시장은 마치 생물 같아서 상황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는 일입니다. 더 극단적으로 순해질 수도, 난데없이 고도수 열풍이 불 수도 있습니다. 이 변화가 어디까지 지속될 지 계속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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