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롯데케미칼이 주력 사업인 나프타분해설비(NCC)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배터리 소재와 수소 등 신사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범용 제품 의존도를 낮추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롯데케미칼은 충남 대산에 이어 전남 여수 산단 내 NCC 공장의 추가 가동 중단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요 부진과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설비 가동률을 유지할 명분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회사는 여천NCC 및 한화솔루션과 이같은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영준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기능성 컴파운드, 반도체 공정소재, 그린소재, 기능성 동박, 친환경 에너지 소재(수소·암모니아) 등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포트폴리오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기조는 수소 사업에서 보다 뚜렷하게 나타난다. 롯데케미칼은 SK가스와 합작해 설립한 ‘롯데 SK 에너루트’를 통해 지난해부터 20MW급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의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내년까지 총 4기의 발전소를 가동해 발전 용량을 80M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에어리퀴드코리아와의 합작법인인 롯데에어리퀴드 에너하이는 대산에서 부생수소를 활용한 고압 수소 출하센터를 건설했다. 부생수소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해 그룹 내 수요는 물론 외부 시장 공략도 염두에 두고 있다.
수소 사업은 롯데그룹 차원의 에너지 전환 전략과도 맞물린다. 향후 수소 유통과 활용까지 밸류체인을 확장해 범용 화학 제품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탈피하겠다는 구상이다.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도 사업 외연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계열사인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기차 배터리용 핵심 소재인 하이엔드 동박 생산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벗어나겠다는 전략이다.

동박은 구리를 수 마이크로미터(㎛) 단위로 얇게 만든 금속 박막으로,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음극 집전체 역할을 하는 핵심 소재다. 전기차 시장이 일시적 정체 국면에 진입했지만,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증가와 맞물려 동박 수요가 다시 늘고 있다. 배터리 고용량·고출력 요구가 커지면서 3~4㎛ 수준의 하이엔드 동박 비중도 확대되는 추세다.
다만 이 같은 사업 전환이 단기간 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수익성이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기존 석유화학 사업 부문의 실적 부진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4분기 약 2000억~3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9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차입금 부담 역시 롯데케미칼의 발목을 잡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지난 2021년 2960억원에서 2022년 3조991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7조 170억원까지 불어났다.
이 탓에 업계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올해 역시 수익성 개선보다는 구조조정과 체질 개선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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