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일주일간의 중국 출장을 막 마치고 돌아온 최승환(43) 한창 사장을 구로디지털단지 본사에서 만났다. 그날은 한창이 세원텔레콤 인수계약을 체결한 지 두 달이 되던 날이었다. 또한 최승환 사장이 한창의 새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넉달째 되는 때였다.
"일주일간 중국 심천, 광주, 혜주 등을 다녀왔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휴대폰 생산단지죠."
이번 출장을 통해 최 사장은 한창을 국내 최대 규모의 휴대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전문 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비전을 구체화했다.
"이미 단순 제조는 중국이 한국을 거의 따라왔습니다. 단순 임가공만으로는 한국 업체들이 버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창은 앞으로 원자재를 공급받아 휴대폰을 조립하는 전자제조서비스(EMS)에서 벗어나 국내 최대 규모의 OEM 업체로 거듭날 것입니다."
이후 한창은 한주케미컬컨소시엄이 한국기술투자의 지분 49.7%를 인수하며 새로운 경영진을 구성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9일 최승환 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최 사장은 현재 한주케미컬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한주케미컬컨소시엄은 미국 로터스캐피털의 관계사인 LCF투자, 기업구조조정전문업체인 케이디비앤앤파트너스(KNP), 코리아피이홀딩스, 한주케미컬 등으로 구성됐다. 최근에는 9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도 했다.
자금을 수혈한 한창은 다시 법정관리중인 세원텔레콤 인수 작업에 착수해 지난해 12월 23일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양사는 채권단 동의 절차만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한창은 워크아웃졸업 후 핵심사업인 휴대폰 제조 부문만 남겨놓고 의류사업과 자산운영 사업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현재 한창은 국내 팬택앤큐리텔과 대만 바콤 등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연간 400만대 가량의 휴대폰을 생산하고 있다.
한창이 세원텔레콤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기존 휴대폰 제조 사업의 고도화를 위해서다.
"휴대폰 OEM 사업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현재 규모로는 부족합니다. 한창이 연간 500만대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세원이 또한 500만대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두 회사가 합친다면 연간 1천만대 생산 규모를 갖추게 됩니다. 이 정도면 국내 100여개 휴대폰 생산 업체 중 가장 규모가 큽니다."
한창이 세원텔레콤 인수를 통해 생산 규모를 늘리려는 것은 해외 비즈니스 전개를 위한 사전 작업이다. 즉, 해외 휴대폰 브랜드 기업으로부터 제조를 수주하기 위해서는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한 데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규모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 비즈니스를 전개를 위해 올해 상반기내에 중국 업체로부터 휴대폰 생산을 수주해, 현지에서 직접 생산까지 하는 한창차이나를 설립할 계획이다. 고기능 휴대폰은 한국에서 생산하되 저가 휴대폰은 임금이 저렴한 중국에서 생산한다는 복안이다.
최승환 사장은 세원텔레콤 인수 후에도 세원을 독립 법인으로 유지하면서 양사간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최승환 사장은 올해 한창의 사업부를 1~2개 더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수익 구조가 건전한 IT기업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한창의 시가총액을 현재 500억원에서 향후 1천억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편, 최승환 사장은 삼성전자 재무실 출신으로 10여년간 국제금융 분야에서 일해왔다. 2000년부터는 한국정보공학 등 벤처기업에 몸담아 왔다.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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