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인공지능(AI) 메모리 경쟁의 무게중심이 전공정에서 후공정, 특히 첨단 패키징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세공정 경쟁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성능의 병목이 적층 구조와 전력·열 관리, 인터포저 등 패키징 영역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CEO(오른쪽)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오논다가 카운티에서 열린 1000억 달러 규모의 최첨단 메모리 제조 단지 착공식에 참석한 모습. [사진=마이크론 테크놀로지]](https://image.inews24.com/v1/460bbbc4a6766c.jpg)
패키징이 HBM을 계기로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공정으로 격상되면서, 메모리 기업들도 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마이크론, 전공정은 미국·후공정은 대만
19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최근 미국과 대만에서 연이어 투자 결정을 내렸다. 전공정은 미국에, 후공정과 패키징은 대만에 배치하는 이원화 전략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17일 대만 파워칩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 코퍼레이션(PSMC)과 미아오리현 통루오 P5 공장 인수를 위한 독점 의향서(LOI)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현금 18억달러로, 마이크론은 이번 거래로 대만에 2만7871제곱미터(㎡) 규모의 300㎜ 메모리 클린룸을 확보하게 됐다.
마이크론은 해당 부지를 D램 웨이퍼 후가공과 첨단 패키징 중심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통루오 공장은 기존 타이중 사업장과 인접해 있어 대만 내 후공정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입지로 평가된다.

거래는 오는 2분기 내 마무리될 예정이며, 마이크론은 2027년 하반기부터 의미 있는 첨단 D램 생산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만에 후공정 공장을 샀다면, 전공정 투자는 미국에 집중한다. 마이크론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뉴욕주 오논다가 카운티 클레이에서 1000억달러 규모 메가팹 착공에 들어갔다. 최대 4개 제조 공장(팹)이 들어서는 대형 단지로, 생산은 2030년부터 단계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론의 행보를 기능별 분업 전략으로 해석하고 있다. 정책·안보 요인이 큰 전공정은 미국에서 확대하고, 생태계와 숙련 인력이 집중된 대만을 활용해 패키징 경쟁력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삼성·SK하이닉스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국내 메모리 기업들도 패키징을 AI 메모리 경쟁의 핵심으로 보고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청주에 19조원을 투입해 첨단 패키징·테스트 전용 팹 P&T7을 구축하기로 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적층과 테스트를 전담하는 AI 메모리 후공정 거점이다.
청주 테크노폴리스에는 약 20조원이 투입된 D램 전공정 팹 M15X가 이미 들어서 있다. 전공정과 후공정을 물리적으로 붙여 배치해 물류 이동을 줄이고, 수율과 리드타임을 동시에 관리하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후공정 투자를 국내에만 한정하지 않았다. 회사는 38억7000만달러를 투자해 미국 인디애나주에 AI 칩용 패키징 공장을 건설 중이다. 청주와 미국을 잇는 이중 후공정 체계를 통해 글로벌 AI 고객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도 패키징 경쟁력 강화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2023년부터 천안·온양 사업장을 중심으로 패키징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를 순차적으로 늘려왔고 지난해에는 화성 사업장 일부 라인을 패키징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메모리 모두 첨단 패키징 수요가 늘고 있어 경쟁사들보다 더 큰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시장 전망에서도 확인된다. 시장조사기관 욜그룹(Yole Group)은 HBM 시장이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3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