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권서아 기자]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19조원을 투입해 '첨단 패키징&테스트 전용 팹(P&T7)'을 신설한다. 이천과 청주,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파엣을 연결하는 글로벌 첨단 패키징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인공지능(AI) 반수체 수요 확대에 대응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역량을 강화하고, 전공정과 후공정을 연계한 생산 구조를 마련하기 위한 투자로 보인다.
이번 패키징 팹은 청주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내 약 7만평(약 23만㎡) 부지에 총 19조원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오는 4월 착수해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3일 뉴스룸을 통해 "이번 투자는 글로벌 AI 메모리 수요 대응과 함께 지역 균형 성장이라는 정부 정책 방향에 공감해 결정한 것"이라며 "청주를 중심으로 전공정과 후공정을 연계한 생산 체계를 구축해 국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청주 'P&T 7(패키지&테스트)'신공장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https://image.inews24.com/v1/d1e31b4c3fb6e9.jpg)
전공정–패키징 일체화…M15X 인근에 패키징 팹 배치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19조원을 투입해 첨단 P&T7을 신설하는 건 전공정–후공정을 물리적으로 밀착 배치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청주 테크노폴리스에는 이미 차세대 D램·HBM 전공정을 담당할 M15X 팹이 구축돼 있다. SK하이닉스는 M15X에서 생산한 웨이퍼를 곧바로 인접한 P&T7으로 옮겨 적층·패키징·테스트까지 일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SK하이닉스의 청주 'P&T 7(패키지&테스트)'신공장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https://image.inews24.com/v1/30d8839cb1ff26.jpg)
![SK하이닉스의 청주 'P&T 7(패키지&테스트)'신공장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https://image.inews24.com/v1/29a463cf1018c5.jpg)
M15X는 당초 계획보다 일정을 앞당겨 지난해 10월 클린룸을 개방했으며, 현재 주요 장비 반입과 셋업이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월 본격 가동에 들어가 HBM4를 포함한 차세대 D램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패키징 팹을 M15X와 밀착 배치한 것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적층하는 HBM 특성상 공정 난도가 높고 수율 관리가 까다롭기 때문이다. 전공정과 후공정을 분리해 운영하면 생산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HBM 연 33% 성장…전공정 늘려도 '패키징'이 병목
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패키징이 생산의 병목(막힘현상)으로 꼽히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후공정 팹을 신설한 것도 HBM 물량을 제때 완성·출하하기 위한 대응 차원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HBM 시장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욜그룹(Yole Group)에 따르면 글로벌 HBM 시장은 2025~2030년 연평균 33% 성장할 전망이다. 반면 첨단 패키징 설비는 구축에 최소 2~3년 걸려, 전공정 생산 능력을 늘려도 후공정 캐파가 따라주지 않으면 출하 지연이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SK하이닉스의 청주 'P&T 7(패키지&테스트)'신공장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https://image.inews24.com/v1/16c7f45bc19f21.jpg)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TSV(실리콘관통전극)로 수직 적층한 뒤 패키징과 테스트를 거쳐 완성된다. 공정 미세화의 성능 개선 효과가 한계에 이르면서 적층 정밀도와 연결 안정성, 열 관리 역량을 좌우하는 후공정이 성능과 수율을 결정하는 핵심 공정으로 떠올랐다.
한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여러 지역을 검토하던 중 메모리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팹을 청주 테크노폴리스에 조성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천·청주·인디애나 '패키징 삼각축'…TSMC와 패키징 협업도
이번 청주 P&T7 투자로 SK하이닉스는 이천–청주–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파엣으로 이어지는 첨단 패키징 삼각축을 갖추게 된다.
이천에서는 기존 P&T7라인을 통해 AI 메모리 패키징을 하고 있고, 미국 인디애나주 공장은 38억7000만달러(약 5조4000억원)를 투입해 오는 2028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청주 'P&T 7(패키지&테스트)'신공장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https://image.inews24.com/v1/a97ba5ff4b454d.jpg)
SK하이닉스는 HBM4부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양사는 HBM4 공동 개발과 함께 첨단 패키징 기술을 활용해 로직(GPU·CPU)과 HBM의 통합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에도 TSMC 경영진과 연쇄 회동을 이어가며 첨단 패키징 협력 확대 논의도 해왔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과 패키징 턴키 사업 확장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SK하이닉스, 청주 M15X서 HBM4 1분기 양산 전망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에서 HBM4를 올해 1분기부터 양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루빈(Rubin)' 출시 일정에 맞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스위스 대형 투자은행(IB) UBS는 루빈 플랫폼에 탑재될 HBM4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약 7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양산 체제를 구축한 이후 대량 샘플을 공급하며 시스템 최적화를 진행해왔다. SK하이닉스는 "HBM4 12단은 현재 최적화 작업 막바지 단계에 있으며, 최종품은 고객 일정에 맞춰 양산 및 공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의 청주 'P&T 7(패키지&테스트)'신공장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https://image.inews24.com/v1/532514a9f0a56d.jpg)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차세대 슈퍼 AI칩인 '베라 루빈(Vera Rubin)'을 하반기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황 CEO는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글로벌 기자회견에서 "엔비디아 차세대 슈퍼 칩 '베라 루빈'은 현재 '양산(대량 생산)'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베라 루빈은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플랫폼 '루빈'을 대표하는 슈퍼 AI 칩으로, 중앙처리장치(CPU) '베라'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은 제품이다. 이 칩이 적용된 '베라 루빈 NVL72(엔비디아의 AI 슈퍼컴퓨터)'는 CPU 36개와 GPU 72개로 구성된 초대형 AI 시스템이다.
루빈 GPU에는 HBM4가 GPU당 8개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에 따라 HBM4 양산·공급 일정이 플랫폼 출하 시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영환 충북지사 "SK하이닉스 청주 투자 환영…전폭 지원"
청주시는 이번 투자를 지역 성장의 분기점으로 보고 SK하이닉스 전담 '대규모 투자 지원 전담 TF'를 가동했다. 전력·용수 공급, 폐수 처리 등 핵심 인프라를 포함한 투자 전 과정의 애로사항을 해소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청주가 단순 생산기지를 넘어 대한민국 반도체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계기"라고 밝혔다.
정부는 수도권과 지방을 아우르는 후공정·첨단 패키징 투자 확대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산업통상부(산업부)는 '반도체 첨단패키징 선도 기술개발' 연구개발(R&D) 사업을 추진해 2025년~2031년 총 2744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특히 첨단 패키징이 공급망 안정과 직결되는 핵심 공정으로 부상하면서, 전력·용수 등 인프라 지원이 가능한 비수도권 후공정 투자에 대한 정책적 관심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권서아 기자(seoahkw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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