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유한양행이 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글로벌 상업화 성과를 바탕으로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요국 판매 확대에 피하주사(SC) 제형 승인과 진료지침 격상까지 겹치면서 로열티 등 수익성이 커질 것이라는 평가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이 연간 영업이익 10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정부의 약가 인하와 제네릭(복제약) 규제 강화 기조로 국내 제약사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례적인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유한양행의 지난해 매출을 2조2408억원, 영업이익을 131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실적 기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와 기술이전 성과가 꼽힌다. 유한양행은 지난 수년간 R&D에 연매출의 10% 이상을 투입해 폐암 신약 렉라자를 개발했고, 이를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기술이전해 수익원을 다변화했다. 얀센이 글로벌 시장에서 렉라자 병용요법 매출을 올리면 유한양행도 계약에 따라 로열티 등을 통해 수익을 꾸준히 확보하는 구조다.
앞서 렉라자는 2018년 얀센에 기술이전된 뒤 2024년 8월 표적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의 병용요법으로 FDA 허가를 받았다. 허가 이후 미국 등 주요 의약품 시장에서 순차적으로 상업화되면서, 유한양행은 1400억원 상당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열티율은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매출의 10% 안팎 수준으로 거론된다. J&J(얀센 모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렉라자 병용요법의 누적 매출은 5억1800만 달러(약 7600억원)로 집계됐다.
시장 확대 기대는 투약 환경 변화와도 맞물린다. 렉라자 병용요법이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승인받으면서다. 기존 정맥주사(IV)는 투약에 평균 5시간가량 걸렸지만, SC 제형은 평균 5분 안팎이면 투약을 마칠 수 있다. 제품명은 '리브리반트 파스프로'다.
진료지침 내 위상도 성장 전망을 뒷받침한다. 렉라자 병용요법은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가이드라인에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 '선호요법'으로 격상됐다. NCCN 가이드라인은 미국 내 처방 기준으로 활용되는 만큼, J&J는 렉라자 병용요법의 연매출을 최대 50억 달러(약 7조3500억원)로 전망한다.
글로벌 확장도 이어지고 있다. 렉라자 병용요법은 미국과 유럽에 이어 일본, 영국, 캐나다, 중국 등에서 순차적으로 허가를 획득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업화가 본격화됐다. 중국은 연간 신규 폐암 환자가 100만명으로 추산된다.
유한양행은 성장 전략의 연장선에서 R&D 조직도 재정비했다. 최근 중앙연구소장에 최영기 전무를, 신설한 뉴 모달리티 부문장에 조학렬 전무를 선임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뉴 모달리티 부문 신설로, 표적단백질분해제(TPD)를 중심으로 차세대 파이프라인 발굴과 연구를 전담한다.
TPD는 질병 관련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기존 저분자 치료제와 달리, 표적 단백질 자체를 세포 내에서 분해·제거하는 기술이다. 표적을 바꿔 여러 파이프라인으로 확장할 수 있고, 기존 약물로 공략이 어려운 '난치 표적(undruggable target)'까지 치료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는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리브리반트 파스프로의 투약 편의성 등 이점이 렉라자 병용요법 매출 성장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렉라자 병용요법의 NCCN 등재는 경쟁 약물 대비 임상적 우월성을 일정 부분 입증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향후 암 환자 생존기간 개선 효과가 추가로 확인되면 시장 점유율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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