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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헌금' 김경 곧 귀국…'CES 여유' 후 급거 귀국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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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김병기 녹음파일' 공개된 직후 미국으로
강 의원 "1억 돌려줬다" 해명 이후 김 시의원도 동일 취지 자술서
김 시의원 미국 체류 중 텔레그램·카카오톡 등 계정 탈퇴·재가입
수사 전문가들 "경찰수사 대응 준비 끝난 듯"…'돈 반환시점' 주목

강선우 무소속 의원(왼쪽)·김경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사진=연합뉴스]
강선우 무소속 의원(왼쪽)·김경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사진=연합뉴스]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선우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무소속)에게 '공천헌금' 1억원을 건넨 김경 서울시의원(민주당)이 11일 귀국하면서 경찰 수사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특히 경찰수사 직전 미국으로 건너갔던 김 시의원이 자술서 제출과 함께 급거 귀국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경찰 등에 따르면 김 시의원은 당초 12일 귀국하려던 일정을 하루 앞당겨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다. 경찰은 그가 입국하는 즉시 출국을 금지하는 동시에 경찰로 압송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수사 초점은 김 시의원이 강 의원 측에 1억원을 건넨 시점과 반환받은 시점이다. 김 시의원은 지난 8일 변호인을 통해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 취지의 자술서를 제출했다. 돈을 줬다가 돌려받았다는 취지의 진술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강 의원의 해명과 일치한다. 강 의원도 민주당에서 탈당한 뒤 자신 모르게 보좌관이 김 시의원으로부터 돈을 받아 보관했고, 자신이 지시해 돈을 돌려줬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강 의원과 김 시의원 모두 돈을 반환한 시점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여기에 강 의원이 직접 돈을 돌려주라고 지시했다는 보좌관의 말이 또 다르다.

경찰은 강 의원이 지목한 보좌관 A씨를 지난 6일 정치자금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6시간 가량 조사했다. 경찰은 A씨에게 김 시의원 측으로부터 1억원을 받아 보관한 적이 있는지, 강 의원으로부터 돈을 돌려주라는 지시를 받았는지, 돈을 돌려준 시점은 언제였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A씨는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는 경찰 수사 전부터 같은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왔다고 한다. 이 때문에 강 의원과 김 시의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공천헌금 1억원'의 행방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김 시의원이 강 의원에게 건넨 공천헌금이 김 시의원에게 반환된 시점이 언제인지는 경찰의 향후 수사와 재판에서 범죄혐의를 입증하는 핵심 정황이 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강 의원의 입장과 그가 찾아가 사건을 논의한 김병기 전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대화, 김 시의원의 자술서 내용 등을 종합하면 김 시의원이 강 의원에게 1억원을 건넨 것은 다툼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김 시의원이 공천을 받는데 이 돈이 어떻게 작용했는지가 경찰이 밝혀야 할 핵심이다.

김 시의원은 공천을 신청할 당시 '투기 목적 다주택자' 의혹으로 '컷오프' 대상이었다. 김 전 원내대표도 언론을 통해 공개된 2022년 4월 21일 강 의원과의 대화에서 이 대목을 지적했다. 그러나 다음날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 김 전 원내대표는 빠지고 강 의원이 참석했다. 그는 "김 후보자에게 공천을 줄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의견을 강하게 주장했다고 한다. 강 의원은 서울 강서구갑이 지역구고, 김 시의원 출마 희망지역은 그 지역구 내(화곡제1동 화곡제2동 화곡제8동)였다. 김 시의원은 이날 공천이 확정됐다. 공천 대가로 1억원을 강 의원에게 줬다면 목적을 이룬 것이다.

경찰은 일단 강 의원과 김 시의원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다. 법 45조 제1항은 "이 법에 정하지 아니한 방법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기부받은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공천대가 관계를 불문하고 돈이 건너갔다는 사실 자체에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수사 진척에 따라서는 공직선거법 위반(정당의 후보자추천 관련 금품수수금지)죄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법 47조의2는 "누구든지 정당이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하여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 또는 공사의 직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제공을 받거나 그 제공의 의사표시를 승낙할 수 없다"고 규정하면서 위반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정치자금법 위반죄보다 중하게 처벌한다.

일각에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도 거론되고 있지만 뇌물죄는 직무에 관한 범죄다. 강 의원은 지역구인 김 시의원에 대한 공천업무에 관한 권한이 없기 때문에 성립되기 어렵다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김 시의원 귀국으로 수사는 일단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경찰의 미온적 대처로 부실수사 논란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김 시의원의 미국 출국을 사실상 방관했다는 비판이 크다. 언론을 통해 김 원내대표와 강 의원의 육성이 공개된 게 지난해 12월 29일이고 김 시의원이 출국한 게 이틀 뒤다. 경찰은 "수사팀이 사건을 공식 접수한 게 지난 2일이고, 주말도 끼고 검찰 담당 부서와 협의할 물리적 시간이 필요했다"는 입장이지만 결과적으로 적극적 대처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고위공직자 수사를 전문으로 했던 전 검찰 간부는 "의혹이 상당한 수준으로 정황이 드러났을 경우에는 그 즉시 수사를 위한 준비를 마쳐야 한다"면서 "고소·고발을 기다리느라 주요 혐의자의 출국을 막지 못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했다.

사건을 공식 접수한 뒤 대처도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경찰은 국내에 있는 핵심 피의자인 강 의원과 김 전 원내대표에 대한 강제수사나 소환은 아직 예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김 시의원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쇼(CES) 2026'에 참석해 밝은 모습으로 사진을 촬영하는 등 여유를 보였다.

수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 시의원이 자술서를 제출하고 일정을 당겨 귀국하는 것은 경찰 수사에 대한 대응을 상당부분 마쳤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많다.

김 시의원은 미국에 체류하는 근 10일 동안 기존 텔레그램과 카카오톡 계정에서 탈퇴했다가 재가입하는 등 메신저 삭제 및 휴대전화 교체 등 증거인멸 의혹을 받고 있다. 전 대검찰청 과학수사부 출신의 또다른 변호사는 "2022년 통신사 통화기록 등은 통신사 통화기록 보전 기한에 따라 이미 삭제됐거나 메신저 내용 등도 삭제됐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렇게 되면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해야 하는데 기존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수사가 매우 어렵게 된다"고 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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