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6 현장에서 만난 중국 가전 기업들은 기술 경쟁 못지않게 스포츠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우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었다.
올 여름 열릴 2026 북중미 월드컵을 비롯한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핵심 무대였다.
![하이센스는 CES 2026 전시관 한쪽을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위한 TV 제품 전시존으로 꾸미고 리오넬 메시의 경기를 보여줬다. [사진=박지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20803f33a7261.jpg)
중국 TV 업체 하이센스는 올여름 열릴 북중미 월드컵을 겨냥한 116형 RGB 미니LED TV를 전시했다. 전시관에서는 세계적인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의 국가대표 경기 영상이 상영되며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다.
하이센스는 최근 10년간 월드컵을 빠짐없이 후원하며 글로벌 인지도를 높여온 대표적인 사례다. 대회 기간 경기장 전광판과 중계 화면에 ‘세계 1위 하이센스’라는 문구를 반복 노출하며 브랜드 존재감을 각인시켜 왔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경기장 광고판에 “중국이 먼저, 세계는 그 다음(China comes first, the world comes second)”, "글로벌 넘버2 하이센스" 등의 문구를 내걸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자료에 따르면 당시 하이센스는 세계 TV 판매 순위에서 삼성전자, LG전자, TCL 등에 이어 4위 수준이었음에도 “세계 2위” 등을 표방했기 때문이다. 하이센스는 이후 해당 문구를 “중국 제조 함께 가자”로 교체한 바 있다.
지난 5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하이센스 관계자는 “내부 조사 결과 미국 스포츠 팬의 약 40%는 축구 시청을 통해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을 느낀다고 답했다”며 “이번 북중미 월드컵은 하이센스가 FIFA 월드컵을 세 번째 연속 후원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센스는 CES 2026 전시관 한쪽을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위한 TV 제품 전시존으로 꾸미고 리오넬 메시의 경기를 보여줬다. [사진=박지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ddd771c377a6f2.jpg)
글로벌 TV 브랜드로 자리 잡은 중국 TCL도 스포츠 색채를 분명히 했다. 전시관 한쪽을 풋볼 경기장 콘셉트로 꾸미고 미국프로풋볼(NFL) 공식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TCL은 시애틀 시호크스, LA 차저스, 애틀랜타 팔콘스 등 인기 구단을 후원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TCL이 미국 TV 시장에서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는 데 스포츠 마케팅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미국 TV 시장 출하량 기준 TCL의 점유율은 10.9%로 3위를 기록했다. 1위 삼성전자(21.6%)와는 격차가 있지만, 미국 토종 브랜드 VIZIO(11.9%)와는 어깨를 나란히했다.
올해 CES에서 중국 업체들의 스포츠 마케팅은 레노버의 스피어 기조연설에서 그 정점을 찍었다.
양 위안칭 레노버 회장의 기조연설 무대에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오르면서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레노버의 ‘포트볼 AI 프로’ 솔루션을 활용해 경기 분석의 정밀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양측은 ‘모토로라 레이저 월드컵 에디션’ 스마트폰 출시 계획도 공개했다.

중국 가전 기업 창홍도 스포츠 스타를 앞세웠다. CES 전시관에는 독일 스키점프 선수 안드레아스 벨링거의 대형 사진이 걸렸고, 유럽 시장을 겨냥한 프리미엄 TV·가전 이미지 강화 전략이 강조됐다.
업계에서는 중국 가전 기업들의 이 같은 스포츠 마케팅 전략이 과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를 키워온 방식과 닮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이센스는 CES 2026 전시관 한쪽을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위한 TV 제품 전시존으로 꾸미고 리오넬 메시의 경기를 보여줬다. [사진=박지은 기자]](https://image.inews24.com/v1/e6ada965dae6fa.jpg)
삼성전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올림픽과 유럽 축구 리그 후원에 집중하며 글로벌 인지도를 끌어올렸고, LG전자 역시 유럽 축구와 F1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통해 TV·가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해왔다. 삼성전자의 영국 프리미어 리그 축구팀 '첼시' 스폰서 활동은 최근까지도 회자될 정도로 큰 주목을 받았던 사례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세계 1·2위 TV 제조사로 올라선 한국 업체들이 200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구축한 성공 방정식을 중국 기업들이 그대로 벤치마킹하고 있다”며 “기술 격차가 줄어든 상황에서 글로벌 스포츠 무대는 가장 빠르게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는 통로”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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