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진우 기자] 안승대 포항시장 출마 예정자가 공약으로 제시한 '해병대 회관 장성동 건립 계획'을 둘러싸고 오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수십 년간 사격장 소음 피해를 감내해 온 지역의 현실과 그동안 축적돼 온 행정 협의 과정을 외면한 채, 선거 국면에서 일방적으로 제시된 공약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안 출마 예정자는 북구 장성동 미군저유소 반환부지에 해병대 회관을 건립하겠다는 구상을 내놨지만, 오천 주민들은 이를 두고 "지역 주민을 배제한 채 표 계산만 앞세운 무책임한 공약"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포항시는 오천 사격장 이전 문제와 관련해 오랜 기간 해병대와 협의를 이어왔으며, 사격장 이전 이후 26만 평에 이르는 이전 부지에 해병대 복지시설과 회관을 연계해 조성하는 방안이 핵심 논의로 다뤄져 왔다. 이는 단순한 시설 설치를 넘어, 국가 안보를 이유로 장기간 희생을 감내해 온 지역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과 상생 방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오천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사격장은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라 수십 년간 이어진 고통의 역사"라며 "그 희생의 결과물이어야 할 해병대 회관을 아무런 협의도 없이 다른 지역으로 옮기겠다는 발상 자체가 지역 주민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격장 이전 논의의 출발점은 늘 오천이었는데, 선거가 다가오자 갑자기 다른 지역이 거론되는 상황을 주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겠느냐”" 반문했다.
주민들은 장성동 미군저유소 반환부지를 공약 대상지로 특정한 점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해당 부지는 현재 소유권과 활용 계획이 명확히 정리되지 않은 국가 소유 부지로, 법적·행정적 절차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실현 가능성보다 정치적 메시지에 치중한 공약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상권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문덕 헬로부대거리 황대원 상인회장은 "수십 년 동안 사격장 소음 피해를 겪어온 오천 지역 주민들은 사격장 이전과 함께 26만 평 부지에 해병대 복합시설이 조성되기를 오랫동안 염원해 왔다"며 "전국의 예비역 해병과 입영 장병, 가족들이 머물며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논의가 선거 공약 하나로 뒤집히는 것은 지역 주민을 또다시 희생시키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오천 주민들은 해병대 회관을 단순한 상징물이나 이벤트성 시설로 취급하는 시각에도 분명히 선을 긋고 있다. 해병대 회관은 훈련병과 장병, 가족 면회객을 위한 실질적인 복지 공간이자 지역 경제와 직결된 생활 인프라로 기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다른 지역에 분산 설치하겠다는 접근은 오랜 시간 축적돼 온 지역의 기대와 합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지역 사회에서는 "해병대 회관과 복지시설은 선거 때마다 꺼내 들 수 있는 공약 카드가 아니다"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주민은 "오천 사격장 이전이라는 역사적 과제의 연장선에서, 그동안의 협의 내용과 주민들의 희생을 전제로 책임 있게 추진돼야 한다"며 "정치적 유불리를 앞세운 접근이 아니라 지역 현실을 존중하는 행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함정호 포항시의원은 지난해 포항시의회 5분 자유발언을 통해서도 같은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당시 함 의원은 "오천 사격장은 수십 년간 지역 주민들이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을 감내해 온 공간"이라며 "사격장 이전 이후 조성될 해병대 복지시설과 해병대 회관은 연간 수십만 명에 이르는 장병과 가족 면회객 수요를 고려해 반드시 이전 부지 내에 설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해병대 회관은 단순한 상징적 건물이 아니라 실질적인 복지 공간이자 지역과 군이 상생하는 거점 시설"이라며 "이를 다른 지역에 분산 설치하는 것은 오천 주민 다수의 의견과도 명백히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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