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중국 가전기업 하이센스가 지난 10년간 자사의 성장 과정을 CES 전시관 크기와 위치에 빗대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데이비드 골드 하이센스 아메리카 부사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10년 전 첫 CES에서는 LVCC 사우스홀 구석의 작은 부스에서 전시를 시작했다”며 “당시 전시 제품도 4K TV 몇 대에 불과했고,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도 낮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골드 부사장은 “지금은 그런데 CES 핵심 무대인 센트럴홀에서 초대형 TV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라 라슨 하이센스 미국법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도 “과거에는 기술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목표였다면, 현재는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상용화하고 시장 전반으로 확산시키느냐가 경쟁력”이라며 “프리미엄 기술을 대중화하는 전략이 성장의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센트럴홀은 CES 전시장 가운데에서도 상징성이 가장 큰 공간으로 꼽힌다. 대형 부스 조성에 따른 비용 부담은 물론,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영향력, 전시 콘텐츠의 완성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돼 배치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글로벌 기업의 위상을 가늠하는 무대로 인식된다.
CES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는 전시장별 성격도 뚜렷하다.
사우스홀은 스타트업과 중소 기업, 액세서리·부품 업체들이 주로 전시하는 공간이다. 노스홀은 TV·디스플레이·오디오 등 전통 가전 기업들이 포진해 프리미엄 가전 경쟁이 펼쳐진다.
웨스트홀은 자동차·모빌리티, 인공지능(AI), 반도체, 통신, 전력·에너지 기업들이 중심을 이루는 산업 기술 전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센트럴홀은 특정 산업 구분보다 글로벌 대표 기업들이 브랜드 정체성과 핵심 전략을 집약해 보여주는 공간으로 평가된다.
올해 CES 센트럴홀에는 LG전자, 파나소닉, 소니-혼다 합작 전시관을 비롯해 하이센스, TCL 등이 자리 잡았다. 국가별 대표 기업들이 한 공간에 모여 기술력과 시장 주도권을 놓고 경쟁하는 구도다.
하이센스는 센트럴홀 입성과 함께 레이저TV와 100인치 이상 초대형 TV 부문에서 세계 1위라는 점도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에 따르면 하이센스는 2024년 TV 출하량 기준 글로벌 2위, 100인치 이상 초대형 TV 부문에서는 출하량 기준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하이센스는 이번 CES에서 RGB 미니 LED 에보(RGB Mini LED EVO)와 RGB 마이크로 LED(RGB Micro LED)를 전시할 계획이다.
데니스 리 하이센스 사장은 "밝기 경쟁에서 벗어나 색 정확도 중심의 화질 전략을 펼 것"이라며 "보급형부터 프리미엄까지 전 라인업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센스가 센트럴홀 입성을 자랑스러워한 것과 달리, 오히려 센트럴홀을 떠난 기업도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센트럴홀 대신 라스베이거스 윈 호텔에 대규모 단독 전시관을 마련했다.
전시장 내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미술관·박물관식 큐레이션 개념을 적용한 전시를 통해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통합 비전과 고객 경험을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서다.
삼성전자는 TV·가전·모바일 등 전 제품과 서비스가 AI로 연결되는 ‘AI 일상 동반자’ 비전을 중심으로, 혼잡을 배제한 독립 공간에서 체험형 전시와 발표·포럼·파트너 미팅을 유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센트럴홀이 기업 간 기술·브랜드 경쟁의 상징이라면, 삼성전자의 호텔 단독 전시는 시장 위상에 걸맞은 새로운 전시 패러다임을 시도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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