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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지사, ‘TK신공항 빚내서 선착공’ 제안에 잇단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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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북도가 대구 군공항 빚? 매우 위험한 발상”…최은석 “집값도 모른 채 빚내 이사 가는 꼴”
김정기 권한대행 “합의각서·법 개정 선행돼야”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대구·경북(TK) 통합 신공항 건설을 두고 “대구시와 경북도가 각각 1조원씩 재정을 투입해 선착공하자”는 주장을 연일 내놓고 있지만, 행정 책임자와 지역 정치권에서 우려와 신중론이 잇따르며 사실상 제동이 걸리는 분위기다.

새해 벽두부터 TK 통합 신공항을 둘러싸고 ‘지금 당장 시작하자’는 속도전 논리와 ‘국가 주도 구조 전환이 우선’이라는 신중론이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지역의 미래 먹거리이자 국가 전략 사업인 만큼, 향후 사업 방식과 재정 구조를 둘러싼 논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행정부시장 [사진=대구시]

이 지사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물쭈물하지 말고 우리 힘으로 먼저 시작해야 한다”며 “이미 현물로 땅을 확보했고 사업의 칼자루는 대구시가 쥐고 있는데 왜 아직도 정부만 바라보고 있느냐”고 주장했다. 가덕도 신공항보다 착공이 늦어질 경우 노선 선점에서 밀리고, 공항 규모 역시 기대만큼 키우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에서다.

이 지사는 “군공항 이전 총사업비는 약 11조5000억원으로, 올해 2795억원, 내년 6990억원이 투자 계획”이라며 “대구·경북이 내년까지 각각 1조원씩만 마련하면 충분하다. 일단 시작해 놓고 정부와 협의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지방채 발행 선착공’ 구상에 대해 행정 실무와 정치권에서는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경북도지사 선거전에 나선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곧바로 정조준 비판에 나섰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사진=최경환 사무실]

최 전 부총리는 4일 SNS를 통해 이 지사의 제안을 ‘미봉책’으로 규정하며 “대구가 주도하는 군공항 이전 사업에 경북도가 빚을 내 이자까지 부담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의 ‘기부 대 양여’ 방식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며 “금융비용을 포함하면 사업비가 20조 원을 넘는데, 민간사업자가 참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군공항과 민간공항, 후적지 개발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구조에서 막대한 금융비용은 감당하기 어렵다”며, 대안으로 ‘국가 직접 건설’ 방식을 제시했다. 최 전 부총리는 “군공항은 국방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국비로 추진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사진=경상북도]

행정 책임자인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도 신중론에 힘을 실었다.

김 권한대행은 5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공항 지연에 대한 안타까운 심정은 이해하지만, 실무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현재 공항 이전 사업은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사업 시행자는 대구시”라며 “이 지사 제안대로 하려면 합의각서 수정과 법률 개정이 선행돼야 하고, 그 가능성부터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북도가 낸 1조 원을 회수하려면 후적지 개발 이익을 나눠야 하는데, 이에 대한 지역사회 의견 수렴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권한대행은 “지금은 정부가 재정 지원을 약속한 상황인 만큼, 구체적인 국비 지원 방안이 먼저 나와야 한다”며 “조만간 기획예산처를 방문해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 [사진=최은석 의원실]

정치권에서도 경고음이 이어졌다. 최은석 국민의힘 국회의원(대구 동구·군위군갑)은 같은 날 대구시장 출마 선언 자리에서 ‘빚내서 선착공’ 방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최 의원은 “군공항 이전은 국방부와 미군 협상, 정부 주도로 진행돼야 할 사업”이라며 “정부 재정이 확약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구·경북이 1조 원씩 빌려 먼저 착공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부동산 거래에 빗대 “3억원짜리 집에 사는 사람이 4억원짜리 집으로 옮기려 하는데, 기존 집이 얼마에 팔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빚부터 내는 것과 같다”며 “자칫 계약금만 날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1조원을 빌려 사업이 미군 협상 등으로 10년 지연될 경우 이자만 7000억원에 달한다”며 “이는 대구 청년 스타트업 7천 곳에 1억원씩 지원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이철우 지사의 ‘선재정 투입 후협의’ 구상은 속도전을 앞세운 결단론이지만, 지역 행정·정치권에서는 법·재정·사업 구조 전반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우세한 흐름이다. TK 통합 신공항이 지역의 미래를 좌우할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향후 ‘속도’와 ‘구조’ 중 무엇을 우선할지를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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