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시간이 갈수록 지구 평균기온은 치솟고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대부분 나라들이 지난해 뜨거웠던 한 해를 보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1.5도 상승 방어선은 무너질 것이 확실해 보인다.
2026년 기후위기 정책이 제대로 시민의 삶 속을 스며들 수 있을까. 지금으로서는 낙관적이기보다는 비관적이다. 현재 기후위기 정책은 ‘트럼프 vs 반 트럼프’로 대척점이 이뤄져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재취임하자마자 ‘MAGA(Make America Great Again)’을 외쳤다. 한 마디로 ‘미국 우선주의’로 표현할 수 있다. 미국에 도움 되지 않는 나라는 가차 없이 배척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지난해 COP030에서 활동가들이 “섭씨 1.5도 상승 위협: 행동할 때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에 나섰다(왼쪽). 트럼프는 “기후위기는 사기극”이란 명제에서 절대 벗어나지 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https://image.inews24.com/v1/4af70fb90c63dd.jpg)
기후위기 정책에서도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분명해 보인다.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재탈퇴한 것은 물론 “기후위기는 사기극”이라는 명제에서 절대 벗어나는 일이 없다. 심지어 지난 대선 기간에 ‘Drill, Baby, Drill’이라고 외치면서 화석 연료를 더 많이 사용하겠다는 각오(?)까지 다졌다.
지난해 브라질에서 열린 기후변화당사국총회(COP30)를 바라보는 트럼프 정부의 태도에서도 MAGA의 눈초리는 변하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표단을 보내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국제해사기구(IMO) 회의에서 탄소세 도입 논의가 있었다. 당시 저개발국 대표단들은 미국 국무부가 자신들을 상대로 협박을 일삼았다고 전했다.
미국 관리들은 이들을 대상으로 탄소세 도입에 찬성하면 비자 취소, 무역 제재 등이 이어질 것이라며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전화와 이메일을 이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쯤 되면 트럼프와 그 아래 행정부 관리들은 ‘기후위기는 사기극’이며 ‘기후위기를 언급하거나 설파하는 이들은 MAGA에 대한 악의 축’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반(反) 트럼프 진영에서는 ‘MAGA’에 맞서 다자주의를 내세운다. 기후위기는 어느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다. 무엇보다 ‘자국 이기주의’를 버리지 않는 이상 기후위기 해법은 찾을 수 없다는 위기감의 표현이다.
UN이 만들어진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 세계가 공통된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자는 국제연합이다.
‘트럼프 vs 반 트럼프’ ‘MAGA vs 다자주의’가 대립하면서 지난해 11월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COP30은 진보된 합의를 끌어내는데 실패했다.
여전히 줄지 않는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국제적 합의가 부족했다. 2015년 파리에서 온실가스 감축에 합의했는데 온실가스는 줄지 않고 있다. 여기에 화석 연료 퇴출에 대한 시기를 계속 연장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벨렝의 COP30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 그나마 전 세계 각국이 모여 기후위기라는 공통 문제를 다자 차원에서 접근할 수 있는 회의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으로 벌어질 또 다른 다자주의에 대한 각국의 견해 차이에 있다. 하나의 예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들 수 있다.
올해부터 적용되는 탄소국경조정제도는 온실가스 배출 통제가 미흡한 국가에서 수입되는 철강과 같은 고탄소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형식이다.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력, 수소 등이 우선 적용 대상이다.
중국 등은 이를 무역제재라며 비판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역시 EU를 대상으로 보복 무역 제재에 나서면 또 다른 국면으로 악화할 수 있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를 MAGA와 같은 ‘EU 우선주의’로 판단하는 것은 섣부르다. 유럽 국가들과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고 다른 국가들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강화하도록 장려하기 위한 제도로 해석해야 한다.
영국 매체 가디언지는 EU의 기후변화 담당 책임자인 보프케 호엑스트라의 말을 인용하면서 “최고의 탄소국경조정제도는 사용하지 않아야 하는 제도”라며 “수출국들이 CBAM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 자체적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기후위기 해법은 이제 올해 튀르키예(의장국은 호주)에서 열릴 COP31로 향한다. MAGA에서 절대 벗어나지 않는 트럼프 진영에 맞서 다자주의 측면에서 어떤 해법을 끌어낼 것인지가 관건이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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