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보좌관 갑질 등 각종 비위 의혹으로 불명에 퇴진한 김병기 전 더불어민당 원내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31일 "김 의원 의혹 관련 사건이 현재까지 11건이 접수됐다"면서 "그 중 '차남 숭실대 입학 및 취업청탁 의혹' 사건은 지난 9월부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동작서에서 계속 수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10건은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돼 수사할 예정이다.
국가정보원 고위 간부 출신인 김 의원은 장남의 '국정원 취업 특혜'의혹과 국정원에 취업한 장남이 김 의원 보좌관에게 자신의 업무처리를 부탁하는 과정에서 비밀을 누설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처 이모씨가 김 의원 지역구인 동작구의회 조진희 전 부의장의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쓰고 다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김 의원이 자신의 보좌관에게 식당 등 법인카드 사용처 CCTV가 공개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한 내용도 녹취록으로 폭로됐다. 처 이씨는 의원실 전 비서관의 텔레그램 계정을 무단으로 도용해 보좌진들의 사적 대화방을 실시간으로 감시·사찰했다는 의혹을 별도로 받고 있다.
김 의원 본인의 비위 의혹도 있다. 2023년 대한항공 임원으로부터 160만원 상당의 제주 칼호텔 최고급 객실(로얄 스위트룸) 숙박권을 제공받아 가족과 함께 사용는데, 당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합병이라는 중대 현안이 있었고, 김 의원은 이를 감독하는 국토위 위원이었다.
김 의원은 의혹들을 전면 부인해왔으나 2022년 지방선거 두달 전, 김경 시의원 후보자로부터 1억원을 받은 같은 당 강선우 의원의 '공천헌금 의혹'이 폭로되면서 전날(30일) 원내대표에서 물러났다. 강 의원은 당시 서울시당 공천관리원, 김 의원은 공관위 간사였는데, 강 의원에게 뒷돈을 건넨 김 후보자는 종로구 단독주택, 서초구 아파트, 강남구 상가 5채 등을 보유하고 있어 '컷오프' 대상이었다.
MBC가 공개한 대화 녹음파일에서 강 의원이 김 후보자가 건넨 돈을 보좌관이 보관하고 있다며 상의하자 김 의원은 "컷 오프 대상이 원칙"이라는 취지로 강조했으나 김 후보자는 경선도 아닌 단독 공천으로 결국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됐다.
김 의원은 사퇴의 변을 통해 "연일 계속되는 의혹제기 한복판에 서 있는 제가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시시비비를 가린 후 더 큰 책임을 감당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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