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 역세권 개발이 본격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다. 수년째 논의돼 온 개발 방향 속에서 가장 상징적이면서도 시민 체감 효과가 큰 인프라는 단연 도심공항터미널이다.
철도 중심 도시로 성장해온 대전은 이미 KTX·SRT의 핵심 교통 허브이자, 충청권 전체를 아우르는 광역 수요를 품고 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항공 연계 인프라는 미흡하고, 국제 이동 편의성에서도 수도권·영남권 대비 뒤처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도심공항터미널 유치는 단순한 편의시설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도심공항터미널은 대전의 미래 교통 플랫폼 구축이며, 대전역 역세권 개발의 경쟁력을 좌우할 전략적 자산이다.
도심공항터미널은 간편한 출국 서비스 제공을 통한 편의 도모, 공항 혼잡으로 인한 불편 해소 등 이용객 접근성 강화가 목적이다. 공항에서 진행되는 탑승수속을 도시 내에서 미리 진행한 후, 공항에서는 별도 심사 없이 보안 검색 후 비행기를 탈 수 있게 하는 서비스가 중심이다.
서울역 · 광명역 도심공항터미널- 출국은 간편하게, 여행은 더 즐겁게!
2010년 서울역 도심공항터미널이, 2018년에는 광명역 도심공항터미널이 개업했다. 도심공항터미널은 탑승수속 대행 서비스를 해주는 것뿐만 아니라 버스터미널, 철도역 역할도 한다. 대부분 국가의 도심공항터미널 서비스는 철도역에서 제공된다. 유럽의 경우는 한국처럼 버스와 연계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장거리 철도와 연계된다.
울산시는 2029년 12월 개항 예정인 가덕도 신공항과 연계해 도심공항터미널 유치를 추진 중이다. 국제선을 이용하는 시민 편의를 높이고 신공항 수혜를 울산까지 끌어오자는 전략에서다.
대전이 대전역세권 개발과 맞물려 도심공항터미널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만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대전역세권 개발의 방향성과 연계한 도시 전략의 문제다.
도심공항터미널은 단순한 수하물 위탁시설이 아니라, 역세권 내 상업·업무·관광 기능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이다. 대전역세권에는 복합2구역 개발사업·충청메가스퀘어 조성 등 굵직한 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대전역 미래형 환승센터’ 사업도 원도심 활력의 열쇠로 꼽힌다.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 산업과 국제관광산업 발전을 위해 도심공항터미널을 반드시 유치해야 한다.
둘째, 충청권 관문도시로서 대전의 위상 강화라는 광역적 역할이다.
세종시의 행정기능 확대와 충청권 경제 규모는 이미 꾸준히 커지고 있다. 문제는 그 성장에 부합하는 국제 이동 환경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이다.
대전이 충청권의 대표 이동 플랫폼을 갖추지 못하면, 인구와 산업의 중심축이 주변 도시로 분산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마침 충청권 광역급행철도(CTX) 사업도 민자 적격성 조사를 통과하며 추진력을 얻고 있다.도심공항터미널은 대전이 광역권 중심성을 강화하는 데 필요한 전략 인프라로, 대전이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할 미래 자원이다.
셋째, 도심융합특구 사업의 앵커시설로서 지역 경쟁력이 강화된다.
대전은 2025년 11월, 부산·대구·광주·울산과 함께 도심융합특구로 지정돼 국토교통부로부터 특구 기본계획 승인까지 받았다. 대전은 대전역세권과 선화구역, 중앙로 일원 134만 ㎡ 부지가 대상지로, 추산 총사업비는 1조 9090억 원이다. 도심융합특구 사업 추진은 대전의 미래 산업과 도시 구조를 한 단계 끌어올릴 기회로 평가된다.
하지만 특구 사업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물리적·교통적 인프라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대전 도심공항터미널 설치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 또 도심공항터미널은 단순한 교통 시설을 넘어,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기업과 연구기관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글로벌 비즈니스 허브로서의 대전의 위상을 높이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업인들이 대전에서 곧바로 출국하거나 도심에서 도심공항터미널을 통해 공항으로 이동하는 동안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면, 이는 지역 산업 경쟁력 향상으로 직결된다.
대전역세권 개발의 성공을 뒷받침하고, 충청권 관문도시로서 위상을 공고하게 하기 위해서는 대전시의 결단이 필요하다. 도심공항터미널 유치는 ‘대전의 다음 30년’을 준비하기 위한 충분조건이다.
[남진근 대전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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