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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새 트렌드] 한층 더 부각될 '가치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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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아무거나'는 없다"⋯'취향·만족감 중시' 소비 패턴 뚜렷
유통채널은 '라이프 케어' 플랫폼·'리테일테인먼트' 등으로 변신

[아이뉴스24 진광찬 기자] 제품을 선택할 때 가격과 성능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신념과 가치관에 부합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가치소비는 2026년 들어 보다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유통업의 본질은 더욱 빠르게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뿐만 아니라 개인의 취향·의미·만족감까지 중시하는 트렌드에 발맞춰야 해서다. 더욱이 유통 채널조차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곳을 넘어 '데이터 기반의 종합 플랫폼'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편의점부터 대형마트, 백화점까지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에 발맞추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사진은 챗GTP를 통해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
편의점부터 대형마트, 백화점까지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에 발맞추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사진은 챗GTP를 통해 생성한 이미지. [사진=챗GPT]

특히 유통업은 사실상 '제로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다소 암울한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온라인 소비는 일상이 됐고, 오프라인은 재편의 길에 들어섰다. 이에 좋은 위치의 큰 점포보다 고객 한명 한명의 맞춤형 가치를 제공하는 게 생존의 열쇠로 꼽힌다. 기업들은 업태를 막론하고 소비자들이 머무르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편의점, 근거리 장보기 채널 넘어 '라이프 케어' 플랫폼으로

이런 움직임이 가장 뚜렷한 건 편의점이다. 편의점은 지난해 태동 이래 처음으로 점포 수와 객수가 동반 순감하는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압도적인 외형 확장 전략으로 몸집을 불리며 매출 기준 백화점마저 위협했으나 시장 포화 등 성장 동력이 꺾였다.

이에 편의점은 신성장 동력을 지속 발굴,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질적 성장'으로 패러다임 전환에 나섰다. 상품 중심에서 고객 중심의 맞춤 전략을 통해 지속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고, 사회적 기능의 역할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핵심은 라이프 케어 플랫폼으로의 진화다. 촘촘한 점포망과 24시간 운영이라는 장점을 필두로 간편식 등 기존 주력 상품에 더해 건강, 뷰티, 생활 품목을 아우르는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

대표적으로 편의점 CU는 뷰티 전용 매대 출점 점포를 1000여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500여곳에서 스킨, 로션, 세럼, 리들샷, 마스크팩 등 최대 300여종의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구성만 봤을 때 웬만한 화장품 전문점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편의점이 라이프 케어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해 상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소비자가 패션 상품을 집어 드는 모습. [사진=진광찬 기자]

패션 상품을 매대에 올린 것도 이런 전략과 맞물려 있다. GS25는 무신사 스탠다드와 협업해 의류, 양말, 속옷 등을 판매 중이다. 무신사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지방 소도시 등에서 높은 수요를 기록하면서 접근성 측면에서 공백을 메우고 있다.

또 경험과 재미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나아가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1020세대와 외국인이 몰리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략 점포를 내며 차별화된 콘셉트와 체험 요소를 앞세우고 있다. 미래형 모델 뉴웨이브를 확장한 '뉴웨이브 플러스' 명동점을 선보였는데, 해당 점포에는 △K-팝 굿즈 팬덤존 △K-기념품존 △가챠존 △라면 체험존 등이 조성됐다.

이마트24는 새롭게 단장한 '프로토타입' 매장을 내세우며 체류 시간 증대에 초점을 맞췄다. 스테디셀러 위주의 고정된 레이아웃을 과감히 뒤집고, 차별화 상품을 가장 먼저 마주하도록 설계해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지도록 한 것이다. 단순 구매 공간에서 벗어나 목적을 갖고 방문하는 공간으로 편의점의 역할을 재정의하겠다는 복안이다. 신규 오픈 예정인 연 650개가량 점포에 프로토타입 요소를 단계적으로 적용해 점포 혁신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편의점은 다양한 상품을 파는 공간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생활 인프라 역할도 맡고 있다. 유동 인구가 많지 않고 접근성이 열악한 도서·산간이나 군사 지역에서 택배와 송금, 안심지킴이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다.

신종하 BGF리테일 실장은 2026년 유통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시장의 경쟁과 생존 압박 속에서 전략적 페이스 조절이 필요한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빠르게 전환되는 고객과 소비 형태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지속 성장을 위한 브랜드 경쟁력 강화·사회적 기능 역할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잠실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온라인서 느낄 수 없는 오감 만족"…백화점·대형마트의 '리테일테인먼트'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리테일테인먼트(Retailtainment)' 거점으로 나아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체험을 전면에 내세우며 고객이 머무르는 점포 재단장을 가속화하는 게 핵심이다.

백화점들은 체류형 경험을 제공하는 지역 거점 형태로 타운화하고, 명칭에서 백화점을 떼는 리브랜딩 전략 흐름이 뚜렷하다. 신세계·롯데·현대가 향후 출점을 계획 중인 복합쇼핑몰은 10여곳으로, 현재 운영 중인 복합쇼핑몰과 맞먹는 숫자의 매장이 전국 곳곳에 새롭게 문을 열 예정이다.

체험하면서 머무르는 복합쇼핑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스타필드 빌리지 운정 내부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여기에 신세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온 강남점 식품관 재단장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4번의 재단장을 거쳐 스위트 파크·하우스 오브 신세계·델리존 등 총 6000평 규모 식품관을 만든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롯데서울 핵심 상권인잠실과 명동에서 '롯데타운' 전략을 펼치며 2년 연속 두 점포 합산 매출(거래액 기준) 5조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현대백화점은 지역 맞춤형·도심형 복합쇼핑몰 '커넥트현대'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6월 2호점 청주점을 개점했는데, 지역 정체성과 최신 트렌드에 주목한 코너와 함께 서브컬처 전문관을 도입해 체험 콘텐츠도 강화했다.

대형마트들 역시 장보기 공간에 테넌트·휴식·체험 공간을 집약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각각 '스타필드 마켓', '그랑 그로서리' 형태를 앞세워 온라인으로 떠난 소비자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일상과 취향 새롭게 정의한 플랫폼이 뜬다"

올해는 일상과 취향을 새롭게 정의한 플랫폼에 소비자들이 쏠리는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상공회의소의 '2026년 유통산업 전망 조사'에 따르면 내년 국내 소매유통시장 성장률은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0.6%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른 양극화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2025년의 업황 부진은 불황의 여파뿐 아니라 산업 본질을 되묻는 전환점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의 일상을 정교하게 이해하면서 머물고 싶고, 반복하고 싶은 경험을 설계하는지가 성패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됐다는 것이다.

이희원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소비 진작책,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규제개선,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첨단산업 육성, AI 등 산업 인프라 구축 등을 통해 소비심리를 회복하고, 성장 잠재력을 확충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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