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26년 실물자산(RWA) 토큰화 시장의 성장은 선진국이 아닌 개발도상국이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기존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신흥국들이 중간 단계를 건너뛰고 첨단 기술을 도입하는 이른바 '립프로깅(Leapfrogging)' 현상이 실물자산 토큰화 시장에서도 재현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파이넥스의 제시 넛슨 운영 책임자는 최근 시장 전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신흥 시장 경제가 유선 전화망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스마트폰과 무선 통신을 도입했던 것처럼, 복잡하고 낡은 기존 금융 시스템을 건너뛰고 곧바로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RWA 시장은 신흥국의 빠른 채택 속도에 힘입어 2026년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26년 실물자산(RWA) 토큰화 시장의 성장은 선진국이 아닌 개발도상국이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사진=코박 커뮤니티 캡처]](https://image.inews24.com/v1/3bca38227393d5.jpg)
신흥국 시장이 RWA 도입에 적극적인 배경에는 자본 조달 과정에서 늘 걸림돌이 되어 온 '마찰(Friction)'이 자리 잡고 있다. 개발도상국 기업이나 개인은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크게 세 가지 장벽에 부딪힌다. 우선 낙후된 금융 시스템 탓에 중개 수수료와 환전·송금 비용이 과다하게 발생하는 '비용 마찰'이다.
또한 복잡한 행정 절차로 인해 자금이 실제로 조달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시간 마찰' 그리고 투자 대상의 진위 여부를 검증할 시스템 부재로 인한 '신뢰 마찰'이 그것이다.
RWA 토큰화는 이러한 세 가지 마찰을 동시에 해소할 유일한 대안으로 꼽힌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중개 은행을 거치지 않고 전 세계 어디서든 즉시 자금 전송이 가능해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아울러 온체인 장부를 통해 자산의 소유권과 거래 이력을 투명하게 증명함으로써, 검증 시스템이 부족한 신흥국의 신뢰 문제를 기술적으로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별 경제 상황에 따라 토큰화되는 자산의 성격도 확연히 갈릴 것으로 보인다. 기축통화국인 미국 등 선진국은 달러의 강력한 지위를 바탕으로 국채나 머니마켓펀드(MMF)를 토큰화해 디파이(DeFi) 시장의 담보로 활용하는 방식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반면 베트남과 같은 신흥국에서는 부동산과 원자재가 핵심 토큰화 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신흥국의 화폐 가치 불안정성 때문이다. 자국 화폐의 가치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헤지(방어) 수단으로서 실물 자산의 선호도가 높다. 특히 금이나 곡물, 부동산 등은 화폐 가치가 하락해도 실질 가격이 오르는 경향이 있어, 이를 소액으로 분할 소유할 수 있는 토큰화 상품에 대한 일반 서민들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확실한 고정 수익을 창출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낮은 국가 신용도나 담보 부족으로 제도권 금융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우량 기업들이 자산 토큰화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까다로운 은행 대출 대신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직접 토큰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RWA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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