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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새 트렌드] "신약에 올인"⋯K바이오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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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수출액 60% 이상 차지하며 신성장 동력 자리매김
IPO 흥행 사례도 등장⋯로열티 등 수익성 기대감 훌쩍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제약·바이오 산업은 지난해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보여줬다. 신약 플랫폼을 앞세운 조(兆) 단위 계약이 이어졌고, 일부 기업은 이를 발판으로 기업공개(IPO)까지 흥행시키며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연구원이 바이오의약품을 개발 중이다. 기사에서 언급된 업체와는 무관한 사진. [사진=픽사베이]
연구원이 바이오의약품을 개발 중이다. 기사에서 언급된 업체와는 무관한 사진. [사진=픽사베이]

단순 신약 후보물질보단 플랫폼…알테오젠 제형 전환 기술 로열티 기대↑

이 같은 흐름은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약·바이오 기업의 누적 기술수출 규모는 20조3898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액이 공개되지 않은 거래는 제외됐다. 종전 최대 수치였던 2021년(13조8047억원)을 크게 넘어선 수치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한 번의 히트'보다 '반복 가능한 기술'이 성과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기술수출의 중심이 신약 플랫폼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신약 플랫폼은 여러 신약을 반복 생산할 수 있는 기반 기술과 시스템을 말한다. 특정 약물이나 질환에 묶이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어 확장성이 크다. 신약 후보물질보다 R&D 비용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다. 계약이 누적될수록 플랫폼의 신뢰와 가치가 커지는 구조라는 점도 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알테오젠의 'ALT-B4'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다. ALT-B4는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전환해, 30분~1시간 걸리던 투약 시간을 최대 1분으로 대폭 줄이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편의성 개선에 그치지 않고, 특허 만료 이후를 대비한 전략으로도 활용되는 점에서 가치가 부각된다.

실제 오리지널 의약품 물질특허 만료 시기가 다가오면 제네릭(복제약)·바이오시밀러 경쟁이 본격화된다. 이때 SC 전환 과정에서 새 제형·투여방법·디바이스 결합 특허를 추가로 확보하면 특허 장벽을 높일 수 있다. 새 제형으로 환자 전환을 유도하면 경쟁 약물 출시 이후에도 시장을 방어해 매출 공백을 줄이는 효과가 난다. 알테오젠은 이 같은 수요를 바탕으로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 자회사 메드이뮨과 13억5000만 달러(약 2조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플랫폼 경쟁력을 입증했다.

올해는 ALT-B4 로열티도 기대된다. ALT-B4가 적용된 머크의 SC 항암제 '키트루다 큐렉스'가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면서다. 시장에서는 제품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알테오젠의 로열티 수입이 1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술이전 성과를 넘어 실제 블록버스터 의약품(키트루다)에 국내 바이오텍 기술이 적용돼 전 세계 시장에 출시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알테오젠이 이를 발판으로 코스피 이전을 선언한 배경에도 플랫폼 기반 수익화 기대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플랫폼 발판 삼아 IPO도 흥행

신약 플랫폼으로 IPO 흥행을 이끈 기업도 있다. 바이오텍 알지노믹스는 RNA 편집(치환) 플랫폼을 앞세워 일라이릴리와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시킨 뒤 코스닥 상장까지 흥행시키며, 플랫폼 기술이 기업가치를 좌우하는 흐름을 보여줬다.

알지노믹스의 핵심 기술은 ‘트랜스-스플라이싱 리보자임(TSR)'이다. 회사에 따르면 TSR은 세포 안에서 비정상 RNA를 표적으로 삼아 작용을 줄이고, 정상적인 단백질 생산을 회복하도록 설계된 기술이다. 동시에 치료 유전자 발현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하나의 RNA 분자로 유전자 절단, 치환, 접합 기능을 모두 수행하기 때문에 여러 질환 영역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연구원이 바이오의약품을 개발 중이다. 기사에서 언급된 업체와는 무관한 사진. [사진=픽사베이]
연구개발(R&D)와 관련 이미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픽사베이]

알지노믹스는 지난해 5월 일라이릴리와 13억 달러(약 1조9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시장에서는 이 계약이 글로벌 검증 신호로 받아들여지면서 지난해 12월 상장 과정에서 투자 심리를 자극했고, 기술이전 실적이 기업가치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닥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의 4배로 올랐고, 공모가 기준 3095억원이었던 시가총액은 단숨에 1조2380억원으로 불어났다.

기술이전은 '양날의 검'…리스크도 상존

기술이전은 신약 플랫폼 기업의 성장 동력인 동시에 불확실성을 안고 있는 구조다. 마일스톤·로열티 등으로 수익을 안겨주지만, 계약 상대방의 임상 지연이나 전략 변경에 따라 계약이 해지되거나 지연, 기술이 반환될 수 있다.

대표 사례로는 바이오텍 펩트론이 있다. 펩트론은 2024년 10월 일라이릴리와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플랫폼 '스마트데포' 기술평가 계약을 체결했고, 양사는 14개월 넘게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다. 기술평가 계약은 기술이전 본계약에 앞서 플랫폼의 적용 가능성과 상업성을 점검하는 단계다. 당초 릴리는 지난해 12월까지 스마트데포의 타당성을 검토한 뒤 본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계약 기간이 기존 14개월에서 최대 24개월로 연장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고, 펩트론 주가도 하락했다. 릴리는 계약 종료 30일 이전에 언제든지 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 공동연구 기간 연장 공시가 발표된 12월 1일 펩트론 주가는 31만75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2만2500원 하락했다. 이후 주가는 20만원대로 떨어졌고 이 과정에서 시가총액은 2조5000억원 상당이 증발했다.

다만 펩트론 공시에 따르면, 양사의 공동연구 목적은 펩트론이 릴리가 보유한 펩타이드 '약물들'에 적용하는 것이다. 현재 시판 중인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외 다른 파이프라인에도 스마트데포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를 두고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구 기간이 예상 시기보다 미뤄진 것은 추가 물질(비공개) 평가에 의한 것"이라며 "기존에 평가하던 터제파타이드(추정) 제형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있엇기에 추가 물질에 대한 제형화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어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정승필 기자(pilihp@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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