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급등하더니⋯오피스텔 거래 '쑥'

[아이뉴스24 이수현 기자] 아파트 가격 급등 속에 오피스텔 거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보다 저렴한 대체 주거 수단으로 주목받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랑구 상봉동 '상봉 센트럴 아이파크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빨리 모두 분양을 마쳤다. 189실 규모의 오피스텔은 총 473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 2.50대 1을 기록한 데 이어 계약까지 성사된 것이다.

이 단지뿐 아니라 서울에선 오피스텔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기준 올해 서울 오피스텔 거래량(26일 기준)은 1만2677건으로 지난해 총 거래량인 1만827건을 넘어선 상태다.

오피스텔 거래 증가는 전세와 월세 등 주택 임대료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다. 주택 공급부족 우려 속 내년 전월세 가격 상승 압력이 강해지면서 임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투자 수단으로 주목을 받는 셈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1월 기준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5.64%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8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5.45% 대비 0.19%p 올랐다. 인천(6.30%)과 경기도(5.78%)를 비롯해 주택 가격이 높은 서울까지 4.99%를 기록하며 수도권 전역이 5%를 육박했다.

이에 더해 주택 가격이 오르면서 실거주 수요 일부가 오피스텔로 이동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오피스텔은 아파트 같은 평형보다 실내 사용면적이 좁고 환금성이 낮은 대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이에 높은 아파트 가격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가 오피스텔로 이동했다는 진단이 나온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상봉 센트럴 아이파크 오피스텔은) 전용 84㎡ 타입 기준 분양가가 7억~8억원 수준으로 아파트 같은 평형 분양가 대비 60% 수준에 분양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판단한 수요자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내년 오피스텔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것도 주목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내년 입주를 준비 중인 오피스텔은 총 1만1762실로 2010년 기록한 7482실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다. 건설경기 침체 속 오피스텔 사업 추진 여건이 악화한 데다 전세사기 여파 등에 따라 아파트 선호현상이 강해지면서 오피스텔에 대한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거주 수요가 몰리면서 오피스텔 중에서도 큰 평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기준 서울 내 85㎡ 초과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102.34를 기록했다. △40㎡ 이하(99.86) △40㎡ 초과 60㎡ 이하(100.20) △60㎡ 초과 85㎡ 이하(100.60)와 비교하면 대형 평형 위주로 매매가격지수 오름폭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오피스텔은 중장년층이 임대 수익을 얻기 위한 용도로 주로 매입했지만 최근에는 젊은 세대가 아파트 대체재로 매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한 지역 내 오피스텔 중 역세권과 인근 아파트 대비 가격 등 상품성에 따라 가격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