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쿠팡 봐주기 수사"⋯현직 검사 압수수색 영장 적시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권섭 특별검사팀이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와 김동희 부산고검 검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무혐의 처리하도록 압박해 수사권 행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적시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전날 엄 검사의 광주고검 사무실과 김 검사의 부산고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면서 이 같은 내용을 영장에 담았다.

특검팀은 두 검사를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적시하고,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무혐의로 종결하도록 당시 주임 검사였던 신가현 부천지청 검사를 압박해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기재했다.

또 문지석 부장검사에게도 무혐의 처분 결재를 강요해 수사권 행사를 방해했다는 내용도 영장에 명시했다.

특히 김 검사에게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도 적용됐다. 특검팀은 김 검사가 쿠팡 측 변호를 맡았던 권선영 변호사에게 개인적 친분을 바탕으로 압수수색 등 수사 정보를 사전에 전달했다고 판단, 권 변호사의 주거지 역시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시켰다.

앞서 문 부장검사는 쿠팡 취업규칙 변경이 불법이라는 입장이었으나, 김동희 검사가 "무혐의가 명백한 사건"이라며 회유했고 엄 검사가 새로 부임한 주임 검사에게 무혐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주장해 왔다.

아울러 부천지청이 대검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일용직 제도 개선' 등 핵심 증거 문건이 누락됐고, 압수수색 등 수사 기밀이 쿠팡 측에 유출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엄 검사 측은 해당 의혹이 모두 허위라며 문 부장검사를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다만 무고 혐의에 대해선 고소인 조사 등 아직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한편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은 쿠팡이 지난 2023년 5월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해 퇴직금 성격의 금품을 체불했다는 의혹이다.

쿠팡은 당시 일용직 근로자의 퇴직 금품 지급 기준을 바꿔 근무 기간 중 하루라도 주당 근로시간이 15시간 이하인 날이 있으면 퇴직금 산정 기간을 그날부터 다시 계산하도록 했다.

특검팀은 이와 관련해 전날부터 이틀간 쿠팡 본사와 쿠팡CFS 사무실, 엄성환 전 쿠팡CFS 대표이사 등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