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이후 기업들의 글로벌 전략이 재편됐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설래온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1721b2a71479e5.jpg)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한한령이 장기화하는 동안 한국 산업의 가장 큰 변화는 '중국을 전제로 하지 않는 구조'가 빠르게 확산했다는 점이다. 이는 단기적 대응이 아니라 10년간 누적된 정책 불확실성과 시장 리스크가 만들어낸 구조적 전환에 가까웠다.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중국 진출 가능성을 전제로 한 기획에서 벗어나 북미·유럽·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투어, 팬 플랫폼, 스트리밍 수익 확대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한 엔터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의 완전 개방을 전제로 기획을 짜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다"며 "지금은 국내 성과를 기반으로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우선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한령 이후 기업들의 글로벌 전략이 재편됐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설래온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584c9c7dc40d4c.jpg)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노선을 튼 OTT 플랫폼의 확산 역시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했다. 특정 국가의 심의나 편성에 덜 의존하는 유통 구조가 자리 잡으면서 콘텐츠 산업은 자연스럽게 시장 리스크를 분산하는 방향으로 이동한 것이다.
한 대형 OTT 플랫폼 관계자는 "중국은 콘텐츠에 대한 검열과 통제가 강해 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공개 시점과 방식, 범위를 예측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인구 규모만 보면 중국 시장이 매력적일 수 있지만 자국 플랫폼 우선 구조 등 제약이 많아 글로벌 OTT가 주도권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서비스 제공이 어려운 환경이라고 부연했다.
![한한령 이후 기업들의 글로벌 전략이 재편됐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설래온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d849d3df5785d7.jpg)
뷰티·유통·면세 업계 역시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중국은 여전히 중요한 고객군이지만 실적을 좌우하는 단일 변수로 두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신세계 면세점 관계자는 "국적별 고객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체험 콘텐츠와 단독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외부 변수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세계 면세점과 뷰티 플랫폼 화해(화해글로벌)의 K-뷰티 기획전에서는 중국뿐 아니라 미국·베트남 등으로 고객 국적이 분산되면서 글로벌 수요 확대 흐름이 확인되기도 했다.
![한한령 이후 기업들의 글로벌 전략이 재편됐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설래온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33e6307901e76a.jpg)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을 '탈(脫)중국'으로 명명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탈중국이라는 단어는 중국 시장과의 단절이나 전략적 이탈을 전제로 하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중국을 완전히 배제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한 중국 통상 전문가는 "탈중국이라는 표현은 중국과의 관계를 '들어가느냐, 나오느냐'의 이분법으로 오해하게 만든다"며 "현실은 중국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 의한 변수에 더 이상 전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구조를 바꾸는 과정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은 여전히 세계 최대 단일 시장 중 하나로 남아 있고 정책·외교 환경에 따라 언제든 다시 중요도가 높아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탈중국이라는 표현은 산업 전략의 유연성을 가리기 쉽고 기업들의 실제 판단과 다른 괴리를 만들 수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한한령 이후 기업들의 글로벌 전략이 재편됐다.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설래온 기자 ]](https://image.inews24.com/v1/0cdd162225b1ca.jpg)
이처럼 한한령 속 10년은 한국 산업에 하나의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특정 시장이 열리기를 기다리며 전략을 조정하기보다 언제든 변할 수 있는 외부 환경을 전제로 구조를 짜야 한다는 인식이다.
중국은 여전히 규모와 영향력 면에서 중요한 시장이지만 더 이상 단일한 축이나 필수 경로로만 작동하지는 않는다. 외교·정책 변수 속에서 어떻게 관리하고 어떤 조건으로 접근할 것인지가 핵심 과제로 자리 잡았다. 관계에 기대기보다 구조를 바꿔 대응하는 전략, 이 긴 제약의 시간이 남기고 있는 가장 분명한 시사점이다.
/설래온 기자(leonsign@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