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최란 기자] 2년 넘게 지연됐던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방식이 경쟁 입찰로 결론났다.
방위사업청은 22일 국방부에서 제172회 방위산업추진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KDDX 사업 추진 방안·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기본계획을 의결했다.

이번 방사청의 결정은 경쟁 입찰이다. 당초 경쟁 입찰 방식으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각각 선도함을 만들고 이를 추후에 심사하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제안서 단계에서부터 양사가 경쟁을 진행하는 방안으로 결정됐다.
이에 따라 방사청은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에 대한 기본계획을 새로 마련해 방추위에 재상정할 방침이다. 방추위 의결이 마무리되면 방사청은 제안요청서(RFP)를 토대로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에 대한 입찰 공고를 진행한다.
KDDX가 방산 물자로 분류되는 만큼, 방산업체로 지정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입찰에 참여하게 되며 방사청은 양사의 제안서를 종합 평가해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방사청은 그간 해군 전력화 공백이 장기화 된 만큼 2026년 말까지는 사업자를 선정해 계약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KDDX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7조8000억원을 들여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는 사업으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함정 건조 사업은 개념설계, 기본설계,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된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맡았고,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담당했다.
다만 기본설계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의 직원들이 대우조선해양의 개념설계 자료를 몰래 촬영·유출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으면서 KDDX 사업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고 방사청의 사업 추진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HD현대중공업은 관례대로 기본설계를 맡았던 기업이 상세설계를 할 수 있게 수의계약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한화오션은 관례를 따르기에는 묵과할 수 없는 특별한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에 경쟁입찰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번 경쟁 입찰 방식은 사실상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방사청에 "군사 기밀을 빼돌려 처벌 받은 기업에 수의계약을 준다는 이상한 소리가 나온다"라며 "크나 작으나 비리를 체크해달라"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특정 기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KDDX 입찰 방식을 두고 경쟁 중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업계는 예상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최란 기자(ra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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