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 기업들이 2026년을 앞두고 가장 바라는 과제는 인건비·에너지·물류비 등 경영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인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침체와 생산비 상승에 시달린 올해의 경험이 그대로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대구상공회의소(회장 박윤경)가 지역 기업 443개사(응답 25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이슈로 바라보는 2026년 희망 키워드 조사' 결과, 기업의 72.9%는 “경영비용 완화”를 내년 핵심 희망 키워드로 꼽았다. 이어 환율·관세·지정학 등 경영 불확실성 해소(42.7%), 노동환경 안정(31.8%), 산업·환경 규제 완화(21.2%)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기업 경영을 짓눌렀던 요인으로는 내수 경기 둔화(56.9%)와 에너지·원자재·인건비 상승에 따른 생산비 급등(53.7%)이 가장 컸다는 응답이 나왔다. 고금리·고환율 등 금융·통화 환경 불안이 뒤따르면서 지역 기업들은 한 해 내내 “버티기 모드”에 머물렀다는 하소연을 쏟아냈다.
그 결과, 2026년 경영 전략 역시 “확장”보다 운영 효율화(67.5%)에 압도적 비중이 몰렸다. 신시장 개척(37.6%), 공정 개선(26.7%), 마케팅 강화(18.4%) 등이 뒤를 이었지만, 가장 현실적인 생존 전략은 ‘비용 절감’이라는 속내가 드러난 셈이다.

산업 변화의 기대점 역시 전통 제조업 경쟁력 회복(69.8%)에 압도적으로 쏠렸다. 반도체·AI·배터리 등 신성장 산업 성장(32.5%)과 제조·IT 융합(22.4%)에 대한 기대도 나타났으나, 기본 체력 회복이 먼저라는 목소리가 컸다.
경제 환경 전망에서는 내수 활성화(58.0%), 물가 안정(37.3%), 금융비용 부담 완화(30.2%), 수출 확대(27.5%) 순으로 응답이 이어졌다. 기업들이 가장 절실히 원하는 건 실물경제 회복과 비용 부담 경감이었다.
사회적 과제 역시 지역 불균형 해소(58.0%), 민생 부담 완화(40.8%), 노동·일자리 안정(37.3%)이 상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리스크에서는 금융·통화 환경 안정(74.1%), 공급망 안정(56.1%)이 가파르게 높아졌다. 미국 금리 정책, 환율 변동성, 원자재 가격 등 외부 충격을 줄여 달라는 요구다.
지역 변화 키워드에서는 지역 소비 활성화(56.9%)가 가장 많았고, 전통 제조업 경쟁력 강화(36.1%), 청년 유출 완화 등 인구 기반 강화(28.6%)가 뒤따랐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달빛철도 등 광역 프로젝트 진척(22.4%), 신산업 생태계 확장(18.0%), 미분양 해소(18.0%)도 주요 기대에 포함됐다.
이상길 대구상의 상근부회장은 “지역 기업들은 올해 내수 감소와 비용 급등이라는 이중고를 겪었다”며 “내년은 기업이 경영에 집중할 수 있도록 비용 부담을 덜고 불확실성을 낮추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