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성진우 기자] 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유한양행이 무상증자를 중단한 상황에서 JW신약과 종근당은 무상증자를 고집하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보다는 지배주주 지분 확충을 고려했다는 평가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JW신약은 보통주 1주당 0.05주 비율로 무상증자를 실시한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기보유한 자사주 15만6578주를 제외하고 총 266만977주가 신주 배정된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내년 1월 2일이다. 회사는 지난 2020년부터 매년 무상증자를 진행해 왔다.

주주가치 제고보다 지배주주의 지분을 추가 확보하려는 목적의 무상증자로 풀이된다. 현재 JW신약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30.74%를 보유한 지배회사 JW홀딩스다. 2021년 2월 기준 지분율 30.70%에서 매년 무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높여왔다. 올 초에도 같은 방식으로 78만1323주의 신주를 취득했다.
JW홀딩스는 JW그룹의 지주사로, 현재 이경하 회장이 약 28%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 주주에 올라와 있다. 경영권 승계가 예상되는 이 회장 아들인 이기환 경영관리 부문 매니저가 4.23%, 이 회장 동생 이동하 씨가 2.99% 지분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 회장 등 특별관계자 17명 지분율은 총 52.13% 수준이다.
무상증자는 기보유 지분율에 비례해 주식을 배분한다는 점에서 그 자체만으로 특정 주주 지분율이 눈에 띄게 높아지진 않는다. 다만 취득한 신주를 담보로 대출을 일으킨 뒤 그 자금을 지주사 지분 확보에 쓰는 등 방식으로 지분 조정에 활용돼왔다. 발행 자금도 회사의 잉여 자본이기 때문에 지배주주는 사재 출연 부담도 지지 않는다.
2018년부터 7년 연속 무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는 종근당이 대표적인 사례다. 종근당은 올해도 보통주 1주당 0.05주 비율로 신주 62만8360주를 발행했다. 이장한 회장의 자녀들인 이주원·이주경·이주아·이복환은 무상증자를 통해 매년 지분율을 높이고 있다. 이들은 무상 신주를 바탕으로 주식담보 대출을 받아 지주사인 종근당홀딩스 지분을 확보했다.
이날 기준 종근당은 아직 내년 무상증자 시행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그간 행보로 볼 때 내년도 무상증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무상증자의 목적이 주주가치 제고라면 무상 신주 발행보다 자사주 소각이 효과적이라는 점에서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면서 무상증자를 중단한 유한양행과의 행보가 대조된다.
무상증자는 자사주 소각에 따른 주식 감소분을 상쇄시킨다는 점에서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떨어뜨린다. 실제로 오는 2027년까지 자사주 1% 소각할 계획인 유한양행은 이 같은 이유로 올해부터 무상증자를 중단한 상태다.
종근당은 지난 10월 보유 중인 자사주 62만6712주 전량을 담보로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발행 대상자는 NH투자증권 한 곳이다. 총 611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연구개발 센터 건립에 투자한다.
이로 인해 종근당은 일시적인 자사주 매각 효과를 봤다. 그러나 실제 주식 수가 감소한 것은 아니란 점에서 EB 발행이 내년 무상증자 시행 여부에 줄 영향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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