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예진 기자] 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LG CNS와 함께 해운·항만·물류 분야의 인공지능 전환(AI Transformation, AX) 실증사업 결과를 공개하고 산업 현장 지원에 나섰다.
이번 실증에는 에이치엠엠, 팬오션, 남성해운, 현대엘엔지해운, 한진부산컨테이너터미널 등이 참여했으며, 지난 10월부터 각 기업의 업무 현장에 AI를 적용해 효율 개선과 비용 절감 효과를 직접 확인했다.
해상 운송의 핵심 요소인 안전 분야에서는 위험물 선적 과정의 복잡한 규정 검토를 자동화했다.

기존에는 국제 위험물 규정(IMDG 코드) 확인부터 선박별 적재 허용 기준 파악까지 대부분 수작업에 의존해 시간이 많이 들었지만 챗봇 기반 생성형 AI 도입으로 출발지·도착지·화물 정보를 입력하면 AI가 선적 가능 여부를 판단하고 항로와 일정을 안내하도록 했다. 24시간 즉각 대응 체계가 구축되면서 예약 전환율을 높이고 영업 기회 손실을 줄였다.
터미널 운영 부문의 통계 분석 업무도 자연어 기반 AI 기술로 효율화했다. 물동량·항차·노선별 하역량 등 일·주·월 단위 통계를 분석해야 하는 담당자 부담이 커지고 분석 편차가 발생했지만 AI가 원시데이터와 문서 내용을 자동 인식·해석해 자연어 질문에 따라 필요한 분석 결과를 시각화해 제공한다. 보고서 자동 작성 기능까지 더해지면서 데이터 분석 시간과 후속 절차가 크게 단축됐다.
컨테이너 수리비 산정 과정에서는 비전 AI가 적용됐다. 다양한 선박과 항만을 오가며 손상되는 컨테이너를 촬영한 사진을 분석해 손상 유형을 자동 분류하고, 담당자가 제시한 견적과 비교해 타당성을 판단하도록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중복·과다 청구 등 인적 오류를 줄이고 실무자의 검토 부담과 비용이 동시에 낮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규제 환경에 대응하는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도 생성형 AI가 활용됐다. 국제해사기구(IMO)의 사이버 보안 지침은 개정이 잦아 선사들이 이를 사내 문서에 반영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으나 AI가 최신 지침과 기존 문서를 자동 비교해 미반영 요소를 제안하도록 하면서 규제 반영 정확성과 대응 속도가 향상됐다.
해진공은 이번 네 가지 실증 사례를 통해 확인한 정량적 기대효과를 기반으로 향후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업계와 결과를 공유해 AI 전환 확산을 주도할 계획이다.
안병길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은 “올해 초 해양DX전략실을 설치해 해운·항만·물류 산업의 AI 전환을 본격화했다”며 “우선순위를 정해 AI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컨테이너 선사에서 벌크 선사로 대상을 넓혀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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