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HBM4를 포함해 2026년 전체 HBM 공급은 물량과 가격 계약을 이미 모두 완료했다.”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를 근거로 인공지능(AI) 수요의 구조적 성장성을 재차 강조했다.
![마이크론 1분기 실적표. [사진=챗GPT]](https://image.inews24.com/v1/9944fd410ec9cf.jpg)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BM4를 포함해 2026년 전체 HBM 공급에 대한 물량과 가격 계약을 이미 모두 완료했다”고 밝혔다.
메흐로트라 CEO는 HBM 시장 전망도 대폭 상향했다. 마이크론은 HBM 총시장규모(TAM)가 2025년 약 350억달러에서 2028년 약 1000억달러로 연평균 약 4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기존 전망보다 2년 빠른 속도다.
그는 “2028년 1000억달러 규모의 HBM 시장은 2024년 전체 D램 시장보다 더 크다”며 “HBM 수요는 일시적 유행이 아닌 구조적 변화”라고 강조했다.
수익성에 대한 자신감도 분명히 했다. 마이크론은 2026회계연도 2분기 매출총이익률 가이던스로 약 68%를 제시했으며, 메흐로트라 CEO는 “D램과 낸드 모두 마진이 70%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진 상승 속도는 점차 완만해질 수 있으나, 이는 기저 효과에 따른 것”이라며 “업황 둔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AI 수요에 대한 ‘버블 우려’도 일축했다. 메흐로트라 CEO는 “메모리는 이제 단순 부품이 아니라 AI의 인지 기능을 좌우하는 전략 자산”이라며 “실시간 문맥 처리와 자율적 판단을 구현하려면 고성능·대용량 메모리가 필수”라고 밝혔다.
이어 “AI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자율주행차, 고급 의료 진단, 엣지 디바이스 전반에서 메모리 의존도가 구조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가격이 오르더라도 고객들은 물량 확보를 우선한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론은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도는 상황이 2026년 이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메흐로트라 CEO는 “현재 주요 고객 수요의 50~66%만 충족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다년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물량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HBM 공급 능력 확대와 선단 공정 전환을 위해 2026회계연도 설비투자(CapEx)를 약 20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기존 가이던스보다 20억달러 늘어난 규모다.

마이크론의 실적은 국내 메모리 기업의 ‘실적 카나리아’로 불린다. 회계연도 특성상 9~11월 실적을 먼저 공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10~11월 흐름을 가늠할 수 있어서다.
이번 가이던스는 HBM 중심의 수익성 급등과 공급 제약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음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단기 실적 기대를 높이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실적은 오라클과 브로드컴 실적 발표 이후 AI 버블 우려가 커졌던 시점에 공개돼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마이크론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약 7.5% 상승했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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