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이 키를 좌우한다?"⋯비건·잡식 성장 격차 나왔다 [헬스+]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식물성 식단을 따르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전반적으로 더 마르고 키가 작은 경향을 보인다는 대규모 분석 결과가 나왔다.

최근 이탈리아·미국·호주 공동연구팀은 국제학술지 'Critical Reviews in Food Science and Nutrition'에 "채식·비건 식단을 따르는 아동·청소년이 잡식 식단을 섭취하는 또래에 비해 체중과 키, 체질량지수(BMI) 등 성장 지표에서 낮은 수치를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3월까지 'MEDLINE, Embase, Scopus, Web of Science'에 등재된 연구 가운데 기준을 충족한 59편을 선별해 검토했다. 분석 대상은 총 4만8626명으로, 락토-오보 채식 아동(우유·유제품과 달걀은 섭취하는 비건) 7280명, 비건 아동 1289명, 잡식 식단을 섭취한 아동 4만59명이 포함됐다. 아울러 이들은 △영양소 섭취량 △성장 지표 △체성분 △혈액 생체지표 등을 중심으로 식단 유형 간 차이를 비교했다.

그 결과, 락토-오보 채식 아동은 잡식 아동과 비교해 식이섬유, 철분, 엽산, 비타민 C, 마그네슘 섭취가 더 많았지만, 열량과 단백질, 지방, 비타민 B12, 비타민 D, 아연 섭취는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건 아동 역시 잡식 아동에 비해 전반적으로 유사한 영양 섭취 양상을 보였다. 특히 칼슘 섭취가 현저히 낮았다.

성장과 체성분 지표에서도 채식·비건 아동과 잡식 아동 간 차이가 확인됐다. 락토-오보 채식 아동은 잡식 아동보다 키와 체중, 체질량지수(BMI) z-점수, 체지방량, 골 무기질 함량이 낮았다. 비건 아동의 경우 잡식 아동에 비해 키와 BMI z-점수가 더 낮아 전반적으로 더 마른 성장 패턴을 보였다.

혈액 지표에서도 식단 유형에 따른 차이가 드러났다. 채식 아동은 잡식 아동보다 철 저장 지표인 혈청 페리틴과 비타민 D 지표인 25(OH)D 수치가 낮았다. 비건 아동은 잡식 아동보다 헤모글로빈과 페리틴 수치가 더 줄어들었다. 다만 대부분의 영양소와 생체지표 평균값은 소아 기준 정상 범위 내에 머물렀다.

결핍 위험은 식물성 식단을 따르는 집단에서 더 높게 나왔다. 락토-오보 채식 아동은 잡식 아동보다 철 결핍과 빈혈 발생 가능성이 컸다. 비건 아동은 잡식 아동 대비 비타민 B12 결핍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반면 심혈관 건강 지표에서는 차이가 반대로 나타났다. 채식과 비건 아동 모두에서 총콜레스테롤과 LDL(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수치는 잡식 아동보다 낮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로 식물성 식단의 영양 구성 특성을 들었다. 식이섬유와 항산화 영양소 섭취가 늘면서 혈중 지질 지표는 개선되는 반면, 동물성 식품을 통해 주로 공급되는 비타민 B12, 칼슘, 아연 등의 섭취가 부족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성장기에는 골 형성과 혈액 생성에 필요한 영양소 요구량이 높아 작은 결핍도 성장 지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식물성 식단 자체를 피할 필요는 없지만 세심한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비타민 B12를 비롯해 칼슘, 요오드, 철분, 아연 등은 강화 식품이나 보충제를 통해 의도적으로 보충할 필요가 있다. 성장기 아동의 경우에는 영양사나 의료 전문가와의 상담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당 논문: Lacto-ovo-vegetarian and vegan diets in children and adolescent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nutritional and health outcomes(https://doi.org/10.1080/10408398.2025.25729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