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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에 미샤 화장품 매장 안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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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씨앤씨 면세점 철수⋯LG생건도 면세 비중 축소
호텔신라·신세계 등 사업자 발 빼고 뷰티마저 '脫면세점'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던 면세점이 찬밥 신세가 됐다. 면세사업자들이 발을 뺀 데 이어 면세점 매출의 한 축을 담당했던 뷰티 업계마저 면세 출점 비중을 축소하며 '탈 면세점'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채널로서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면세점 입점을 둘러싼 경쟁 열기도 예전 같지 않다.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를 낮췄지만 DF1·DF2 권역 입찰 경쟁은 여전히 미지근한 분위기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신라면세점 뷰티 권역 전경. [사진=아이뉴스DB]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앤씨는 최근 면세점 사업을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단기적으로는 면세 철수에 따른 매출 공백이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높은 비용 부담과 수익성 악화로 면세사업을 유지하는 편이 손익구조에 부정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 올해 3분기 에이블씨앤씨의 면세 매출 비중은 8.5%로 전년 동기 대비 1.6%포인트(p) 하락했다.

대신 에이블씨앤씨는 수출 및 해외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성장 방안을 마련해 현재 63%인 해외 매출 비중을 내년도 75%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에이블씨앤씨뿐만이 아니다. 올해 들어 면세점 매출 비중이 한 자릿수까지 떨어진 LG생활건강도 공급 물량을 줄이고 관련 매장을 통폐합했다. 면세점 비중 축소에 따라 판매 판촉·강사직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에도 나섰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면세점과 백화점 등 전통 오프라인 채널이 쇠퇴함에 따라 해당 매장 근무 인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면서 "변화하는 유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미 지난 2023년부터 면세점 비중을 축소하며 온라인·해외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 채널을 조정해 왔다.

뷰티 업계의 잇따른 '탈 면세점' 흐름은 소비패턴 변화와 맞물린다. 과거 면세점 매출을 견인하던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과 단체관광객이 줄고 개별 여행객 비중이 높아지면서 소비 패턴이 완전히 달라졌다.

실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작년 외래 관광객 조사에 따르면 외국인의 주요 쇼핑 장소로 거리 상점을 꼽은 비율은 49.6%에 달했다. 반면 공항 면세점 이용률은 14.2%에 그쳐 2019년(33.5%) 대비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면세점에서 고가 명품을 구매하는 대신 CJ올리브영, 다이소, 무신사 등 이른바 '올다무'의 가성비 제품으로 소비가 이동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뷰티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 비중을 줄이고 구매처 다변화와 해외 현지 사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통 채널로서 매력도가 떨어진 면세점의 냉랭한 현실은 매출액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국내 면세점 매출은 73억달러(약 10조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16.6% 급감한 수치다. 연말 특수를 반영하더라도 올해 연간 시장 규모는 2015년(약 81억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 업계의 탈 면세점 흐름과 맞물려 면세점 입찰 열기도 예년과 사뭇 다르다. 고가 베팅을 하며 경쟁적으로 뛰어들던 과거와 달리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은 약 1900억원의 위약금을 감수하고 인천국제공항의 면세 사업권을 조기 반납했다. 이에 따라 공항 공사는 임대료를 낮춰 DF1·DF2 권역의 입찰을 진행한단 방침이나, 업계에선 예년처럼 출혈경쟁까지 넘나들던 과거의 입찰 경쟁은 벌이지 않겠단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들은 면세산업이 외화 획득의 핵심 인프라인 만큼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들이 글로벌 입찰 전쟁에서 버틸 수 있도록 특허수수료 감면 등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시기를 놓치면 해외면세업체가 진입하며 국내 면세업계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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