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아도 삶이 버겁다"⋯청년층, 번아웃 확산에 자살률도 상승

[아이뉴스24 설래온 기자] 지난해 청년 10명 중 3명은 '번아웃'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 자살률도 2년 연속 증가했다.

16일 국가데이터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년 삶의 질 2025'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건강·여가·고용·신뢰·공정·주거 등 62개 통계 지표를 종합해 청년들의 삶 전반을 살펴본 것으로, 올해 처음 공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정신적·육체적 무기력 상태인 번아웃을 경험한 청년은 32.2%에 달했다. 번아웃의 원인으로는 '진로 불안'이 39.1%로 가장 많았고, '업무 과중'(18.4%), '업무에 대한 회의감'(15.6%), '일과 삶의 불균형'(11.6%)이 뒤를 이었다.

특히 연령이 낮을수록 진로 불안으로 인한 번아웃 비중이 높아 취업난과 맞물린 스트레스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청년 자살률 역시 인구 10만 명당 24.4명으로, 2023년(23.1명)에 이어 2년 연속 증가했다.

청년 고용률은 지난해 15~29세 46.1%, 30~34세 80.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고용 여건은 올해 들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15~29세 고용률은 올해 1~3분기 44.5~45.7%로 낮아졌고, 2024년 5월 이후 19개월 연속 전년 같은 달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고용률에 반영되지 않는 15~29세 '쉬었음' 인구도 지난해 42만1000명으로 2년 연속 늘었다. 30대 '쉬었음' 인구 역시 30만 명을 넘어섰다.

주거 여건 역시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해 19~34세 가구주 가운데 고시원·숙박업소·판잣집 등 주택이 아닌 곳에 거주하는 비율은 5.3%로, 전년보다 1.3%포인트 증가했다. 수도권 청년의 경우 이 비율은 5.7%로 더 높았다.

청년층의 소득 지표는 일부 개선된 모습이다. 19~34세 청년 가구의 중위소득은 2023년 3778만 원으로 증가했고, 상대적 빈곤율도 같은 해 7.6%로 낮아졌다. 다만 이에 대해 국가데이터처는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청년이 많아 통계상 소득·빈곤 지표의 개선을 청년 개인의 경제 여건 개선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