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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장 출마에 나선 홍의락 전 의원, “대구 리더십 붕괴…AI·콘텐츠 도시로 다시 설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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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추대론 “좋게 본다”… “누가 나오든 경선으로 승부, ‘우리 남이가’ 정치 끝내야”
"신공항 특별법, 궤도 이탈의 출발점”

[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더불어민주당 재선 국회의원이자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인 홍의락 전 의원이 대구시장 선거 출마 결심을 사실상 공식화하며 “대구의 리더십과 거버넌스가 붕괴됐다. AI와 콘텐츠를 축으로 도시를 근본부터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전 의원은 16일 대구 남구 이천동 아트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자신의 정치적 행보와 대구 미래 비전을 풀어놓으며 “대구는 지금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기존 방식으로는 더 버틸 수 없다”고 진단했다.

홍의락 전 국회의원이 16일 아시아포럼 21 정책토론회에서 기자들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아시아포럼 21]

홍 전 의원은 “저는 원래 기업에서 20년 넘게 영업사원으로 살아온 사람”이라며 “대구에서 민주당 국회의원을 한다는 건 영업사원보다 더 을의 자리였다. 경제부시장에 가서야 비로소 ‘갑의 세계’를 조금 느껴봤다”고 운을 뗐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 대구시 경제부시장으로 일한 경험을 언급하며 “당시 공동체 회복과 지역경제를 살리는 게 너무 중요했다. 그 과정에서 중앙정부와 협력하고 예산을 따오면서 대구가 가진 잠재력을 봤다”고 회고했다.

16일 아시아포럼 21 정책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아시아포럼 21]

◆“대구 위기는 능력 부족이 아니라 브레인 부족·방향 상실”

홍 전 의원은 현 대구 상황을 “능력 부족이 아니라 브레인 부족, 방향 부재”로 규정했다.

“지금 대구의 위기는 인구 감소와 제조업 침체, 정치의 경직성이 한꺼번에 겹친 결과”라며 “정치 시스템이 도시 전략을 만들지 못하고, 행정은 관성대로 움직이며, 시의회는 견제 기능이 거의 없다. 프레임만 소비하다 시간이 갔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는 정보와 의견이 자유롭게 유통되지 않는 도시가 됐다. 보이지 않는 ‘커튼’이 쳐져 있고, 스스로 검열하는 분위기가 굳어져 있다”며 “정확한 정보가 돌지 않으니, 각자 자기 확신만 강화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국회 경험을 돌아보며 TK 정치권 전반도 정면 비판했다. 그는 “대구·경북 국회의원 상당수는 여전히 ‘여기 와서 부탁해라, 그러면 도와주겠다’는 인식에 머물러 있다”며 “지역의 미래가 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공부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홍의락 전 민주당 국회의원이 16일 기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아시아포럼 21]

◆ “통합신공항 특별법, 그때 이미 궤도 이탈… 취수원·행정통합도 정치 소모전 전락”

홍 전 의원은 또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취수원 이전, 행정통합 논의 등 그간 지역 최대 현안들이 “정치적 메시지로만 소비됐다”고 비판했다.

통합신공항과 관련해 그는 “통합신공항 이전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는 순간, 이미 궤도를 이탈했다고 여러 차례 말해왔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통합은 결과였어야지, 출발점이 아니었다. 통합 자체를 정치적 상징으로 만들면서 온갖 이해관계가 한꺼번에 덕지덕지 붙어버렸다”며 “법이 통과된 뒤에도 국방부·기재부·국토부·대구시·경북도가 한 번도 진지하게 한 자리에 앉지 않았다. 중앙정부가 대구를 신뢰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직격했다.

낙동강 취수원 이전 문제에 대해서도 “20∼30년 동안 다 해본 방식을 또 반복하고 있다”며 “환경부, 대구·경북, 구미 등이 어렵게 합의까지 했지만, 정권과 정치 일정에 따라 쉽게 파기해 버렸다. 이런 식이면 앞으로 어느 중앙부처가 대구를 파트너로 신뢰하겠느냐”고 말했다.

행정통합 논의에 대해선 “행정통합이라는 말 자체가 잘못됐다. 시장·도지사 하나로 합치는 걸 통합이라고 부르는 식의 접근은 의미가 없다”며 “먼저 경제·산업 협력과 광역 연합체부터 만들고, 실질적 연계를 쌓은 뒤 통합을 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의락 전 민주당 의원 [사진=아시아포럼 21]

◆ “대구, AI 인프라 도시·콘텐츠 도시로 전환해야”

홍 전 의원은 특히 대구의 미래 전략으로 AI 인프라 기반 도시 전환과 콘텐츠·공연예술 메카화를 제시했다.

그는 “AI는 하나의 산업이 아니라 인프라이자 운영 체계”라며 “도시 운영 모델을 AI로 재구성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도시와 차별화되고, 후발주자에게도 기회가 열린다”고 말했다.

또 “대구는 전통적 제조업 도시였지만, 앞으로는 콘텐츠 기반 도시로 가야 한다”며 “공연·예술, 메디시티, 뷰티·패션을 묶어 체류형 콘텐츠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대구에 오면 아름다워진다’는 도시 이미지까지 설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부시장 시절 추진했던 ‘모터벨리’ 사례를 들며 “당시 여러 중소기업을 묶어 전기차 모터를 대구에서만 만들자는 제안으로, 결국 현대차 전기차 모터를 대구에서 전량 생산하게 됐다”며 “대구 중소기업에는 아직도 숨은 장인과 히든 챔피언 후보들이 많다. 데이터와 기술을 공유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면 ‘대구판 TSMC’도 꿈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구미·대구·포항·경주를 잇는 원전·신산업 메가존 구상도 내놨다.

그는 “구미·대구·포항·경주는 기존 산업 역량만 잘 묶어도 강력한 산업 클러스터가 된다”며 “원전 해체, 신소재, 반도체, 우주·안전 산업 등 비발전 분야를 축으로 새로운 광역 경제권을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홍 전 의원은 또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완전히 분단되는 상황에서, 지방 도시는 서울에 가지 않아도 투자와 창업이 가능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며 “대구에 있는 부자들이 대구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부터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만을 위한 전용 벤처캐피털(VC)을 만드는 작업을 구상 중”이라고 소개하며 “지금 대구에 있는 VC 규모는 1000억원도 안 된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국민성장평등 펀드 150조, 국부펀드 400조 같은 국가 자금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그릇을 키워야 한다. 큰 그림을 가져와야 큰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또 “대구시와 공공기관, 교육청 등이 발주하는 물품과 서비스부터 지역에서 조달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며 “대구 소상공인과 농민, 중소기업이 지역 내 공공구매를 통해 버틸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현실적인 경제 공약”이라고 강조했다.

재선 의원 시절의 홍의락 전 의원 [사진=홍의락 페이스북캡처]

◆“김부겸 추대론 좋게 본다… 그러나 반드시 경선해야”

질의응답에서 나온 ‘김부겸 전 총리 대구시장 추대론’에 대해 홍 전 의원은 “당 내 일각의 추대론을 좋게 본다. 개인적으로도 김 전 총리가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누가 나오든 경선을 해야 한다. 민주당도 대구에서만큼은 ‘경선 정치’를 보여줘야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체감할 수 있다”며 “저 역시 김부겸 전 총리든, 다른 후보든 함께 경선에 나서 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후보로의 대구시장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공식 출마 선언은 아직 하지 않았지만, 결심은 했다”며 “대구를 바라보는 시각, 미래 전략을 두고 시민 앞에서 경쟁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색깔의 시대 끝났다… 대구의 서사와 브랜드를 다시 써야”

홍 전 의원은 “저는 색깔(진영)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스스로도 ‘이재명 대통령보다 더 실용주의자’라고 농담한다”며 “과거처럼 ‘우리 편 아니면 다르다’는 인식, ‘우리가 남이가’라는 정서를 이제는 끝내야 한다”고 했다.

박정희 동상 논란에 대해서도 “동상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박정희를 둘러싼 기념사업과 대구의 전체 이미지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어떤 시장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시민과 충분히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대구의 청년력은 서울에 가서 ‘대구 출신’이라고 말하기를 꺼리는 현실”이라며 “대구의 비례, 도시 브랜드를 새로 짜야 한다. 언론도 전략적 공동 제작자가 되어 대구의 새로운 서사를 함께 써야 한다”고 호소했다.

끝으로 홍 전 의원은 “대구는 이미 공항, 산업, 인프라, 인재 등 자산을 가지고 있다. 방향만 제대로 잡으면 속도는 누구보다 빠른 도시”라며 “이번 대구시장 선거는 누가 더 과거를 잘 아느냐의 경쟁이 아니라, 누가 더 미래 설계도와 실행력을 갖췄느냐의 승부가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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