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15일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총 24명을 내란죄로 재판에 넘기고 180일간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무력으로 국회 기능을 정지시키고 입법권과 사법권을 장악한 뒤 권력을 독점하고 유지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결론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https://image.inews24.com/v1/cb224c3b8a4ad7.jpg)
특검팀은 이날 오전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조 특검이 직접 나섰다. 그는 12·3 비상계엄에 대해 "1980년 전두환·노태우 합수부의 권력찬탈과 같은 역사적 과오를 반복했다"면서 "비상계엄 명분은 허울이고, 실제 목적은 정치적 반대세력 제거와 권력 독점·유지였다"고 했다.
조 특검은 윤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 핵심 인물들이 12·3 비상계엄 선포 1년 전인 2023년 10월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총선 결과와 상관 없이 비상계엄은 예정돼 있었다는 것이다.
조 특검은 "김용현과 노상원은 2023년 10월 군 인사를 앞두고 '육군참모총장, 방첩사령관, 지상작전사령관' 등 군 인사방안과 비상계엄 시 진압군이 될 수 있는 9사단과 30사단에 대하여 논의했다"면서 2023년 10월 이후, 그들이 논의한 대로 육군참모총장 박안수, 방첩사령관 여인형, 9사단과 30사단을 관할하는 지상작전사령관이 보임됐다"고 설명했다.
조 특검에 따르면, 계엄 핵심 지휘관들 인사가 끝난 뒤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시기와 방법을 구체화 시키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우선 2024년 3월경부터 안가와 관저로여 전 사령관과 함께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등을 불러 더불어민주당 독주의 정치상황을 '종북좌파 등에 의한 국가적 위기상황으로 인식하도록 유인했다. 윤 전 대통령은 특히 '군이 나서야 된다'는 등의 비상계엄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시키면서 비상계엄에 대한 의지를 계속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강한 적개심을 군 수뇌부에 드러냈다고 한다. 2024년 7월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들른 하와이에서다. 특검 조사 결과 윤 전 대통령은 순방에 동행한 강호필 합참차장에게 '한동훈은 빨갱이다. 군이 참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김명수 당시 합참의장으로부터 이 보고를 받은 신원식 당시 국방부장관은 강하게 반대했고, 윤 전 대통령은 국방부장관을 경호실장을 맡고 있던 김 전 장관으로 전격 교체한 뒤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https://image.inews24.com/v1/f7ee734b95db15.jpg)
조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반대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유지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물증으로 '비선 계엄' 세력인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을 들었다. 이 수첩에는 △차기 대선에 대비 모든 좌파세력 붕괴 △행사 후, 국회, 정치개혁, 민심관리 1년 정도, 헌법개정, 국가안전관리법 제정 △선거구 조정, 선거권 박탈이라는 내용이 들어 있다.
조 특검은 이 외에도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당일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에게 건넨 '국회에 전입되는 예산 차단, 국가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문건'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장관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청장에게 지시한 언론사 단전단수 및 여 전 사령관에게 지시한 '정치인 체포명단, 체포조 운영' 등을 권력을 독점하고 유지하기 위한 비상계엄의 증거로 들었다.
조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하면서부터 민주당을 '거대 의석을 가지고 자유와 법치를 부정하는 세력'으로 규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윤석열이 2022년 11월 25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만찬하는 자리에서 '비상대권이 있다. 총살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싹 쓸어버리겠다'라며 정치적 반대세력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낸 사실이 있다"면서 "이러한 사실을 통해 윤석열이 신념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신을 거스르거나 반대하는 사람을 반국가세력으로 몰아 비상계엄을 통해 제거하려 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 특검은 "심지어 윤석열 등은 비상계엄과 국회기능 정지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선관위에 무장군인을 진입시키고, 범죄수사와 전혀 관계없는 대북작전을 수행하는 정보사 요원을 중심으로 수사단을 만들었다"면서 "2024년 4월 총선결과가 반국가세력에 의한 부정선거라고 조작하기 위해, 그에 사용할 목적으로 사전에 야구방망이, 송곳, 망치 등 도구를 준비하기도 했다"고 했다.
조 특검은 "윤석열은 2024년 4월 총선 전부터 비상계엄을 준비하고, 북한의 무력도발을 유인해 비상계엄을 선포하려고 했으나 실패했고, 군을 통해 무력으로 입법권과 사법권을 장악한 후 정치적 반대세력을 제거하고, 권력을 독점·유지할 목적으로 2024년 12월 전후의 정치상황을 국정마비로 내세워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이라고 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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