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홍지희 기자] 신성환 금융통화위원이 대외 불확실 속에서 정책의 유연성을 확보하려면 포워드 가이던스가 '조건부'라는 시장의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신 위원은 15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시장은 미래 금리 경로의 구체적인 정보를 원하지만, 실제 경로와 괴리가 생기면 정책 신뢰가 떨어질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콘퍼런스에서 2007년부터 제공해 온 정책금리 경로와 2023년부터 외부에 공개해 온 정책금리 전망 보완을 위한 대안 시나리오의 효과를 소개했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미래 정책 방향 정보를 경제 주체들에게 명시적으로 제시하는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이다. 중앙은행은 시장과 소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해 시장 안정을 꾀한다.
그는 "은행 보유 대출 채권을 상설 대출의 적격 담보로 인정하고, 수신 규모가 크고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이 높은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을 대출제도 대상에 포함하는 한은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중개 지원 대출을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의 하나로 정착시켜야 한다"며 "특정 정책 목표를 위한 프로그램은 축소·폐지하되 보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나 사임(Anna Seim) 스웨덴 중앙은행 부총재는 "과거 금리 경로를 공개했을 때 약속으로 여겨지는 데 부담이 있었다"면서도 "금리 경로·대안 시나리오는 정책 반응 함수를 설명하는 데 필수적이며 긍정 효과가 컸다"고 평가했다.
김병욱 한은 정책총괄팀장은 "(우리나라는) 3개월 내 금리 전망의 대상 시계가 주요국 금리 전망이나 점도표보다 짧다"며 "지난해 7월부터 1년 이내 시계에서 복수 전망치를 제시해 다양한 방식을 실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2022년 10월부터 '금통위원의 향후 3개월 내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3개월 내 금리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김 팀장은 "시장의 기준금리 기대 형성과 시장금리 변동성 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김수현 전남대 교수와 황인도 한은 금융통화연구실장은 "한은의 커뮤니케이션이 시장 금리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시장 기대 관리라는 목적을 잘 달성하고 있다"며 "미래 정책 방향의 기대 형성을 도와 간접적으로 장기금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있다"고 설명했다.
우신욱 한은 금융기획팀장은 "2023년 SVB 사태를 계기로 중앙은행 대출 제도의 유동성 안전판 강화의 필요성이 커졌다"며 "대출 채권의 담보 활용도를 높이고,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 유동성을 적기에 공급하는 제도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중개지원대출(금중대)은 통화정책 기조에 맞춰 한도·금리를 조정해 코로나 위기 당시 경기 위축을 완화했다"며 "중소기업의 특정 부문·분야를 선별 지원하는 준재정적 기능을 축소하는 대신 중소기업 전반을 대상으로 한 탄력적 운용을 통해 통화정책 수단으로의 역할을 확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동진 상명대 교수·문동규 한은 금융결제국 과장은 "분석 결과, 금중대 한도 확대는 민간투자 증대를 통해 국내총생산(GDP)이 커지는 효과가 있었다"며 "금리 정책은 소비와 투자 경로 모두에 영향을 미치지만, 금중대는 기업의 투자 경로를 중심으로 실물경기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와 문 과장은 "금중대 정책이 단순 중소기업 대출 지원이나 신용할당 완화 목적이 아니라 금리 정책을 보완하는 통화정책 수단으로서 기능할 것으로 본다"며 "금리 정책과의 조합을 통해 통화정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지희 기자(hjhkky@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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