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한얼 기자] DL케미칼이 여천NCC의 구조재편 방안으로 △원가 보전 비중을 확대할 것과 △나프타분해시설(NCC)을 90만톤 가량 셧다운 하는 게 필요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내놓았다.
여천NCC의 주주이자 원료 수급자이기도 한 DL케미칼은 15일 여천NCC 구조혁신 방향에 대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DL케미칼은 이 입장 자료에서 외부 원료가격 컨설팅 결과에 대해 "현실을 정면으로 직시한 출발점"이라면서도 "채권단과 정부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보다 강한 안전장치와 공동 책임 구조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DL케미칼은 특히 NCC 원가 보전 비중 확대가 여천NCC의 구조혁신안에 반영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DL케미칼의 분석에 따르면, 2025년 여천NCC의 실적은 주주사에 보고된 최초 경영계획(영업이익 BEP 수준) 대비 약 3000억 원 이상 악화됐고, 두 번째 증자 이후에도 손익이 빠르게 나빠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컨설팅을 담당한 외부 회계법인과 다른 주요 전망기관의 공통된 의견도 ‘중국발 추가 증설 리스크’로 인해, 중단기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라는 경고를 담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주요 전망기관인 PLATTS와 CMA에 따르면 2025년도 말 현재 에틸렌, 프로필렌의 FOB(Free on Board) 코리아 톤당 가격은 연초대비 각각 에틸렌이 약 140달러(-17%), 프로필렌은 약 120달러(-15%) 하락했다.
또 오는 2026년 및 2027년의 각 기초유분 전망가격도 올해 평균 가격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DL케미칼은 "여천NCC의 자생력 강화와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외부 회계법인의 기준점을 바탕으로 원가 보전 조건의 비중을 강화하는 방안을 반드시 추가로 고민할 필요가 있고, 여천NCC가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으로 채권단 이자를 상환하고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L케미칼은 "규모의 경제보다 수익성 중심의 내실 있는 NCC 운영을 통해, 업스트림 및 다운스트림이 모두 활로를 찾아야 한다"며 "정부의 방향성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경영환경에서 자구 노력에만 기댄 구조혁신안은 채권단과 정부가 기대하는 수준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DL케미칼은 정부의 감축 계획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여천NCC가 에틸렌 기준 크래커 감축 방향을 정한다면, 이에 맞춰 주주사의 포트폴리오 구조조정을 과감히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정부의 석유화학 산업 재편 목표 달성을 지원하고, 여천NCC의 수익성 강화를 위해선 50만 톤 3공장이 아닌 90만 톤 공장 1기 셧다운 후 공급량 조절을 통해 이익을 높이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수익성이 낮고 구조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다운스트림 제품군은 단계적으로 단종하고, 일부 설비 라인은 스크랩하거나 고부가 제품 전환을 위해 재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또 축소된 생산 능력 내에서 높아진 원료가격을 극복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생산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역량과 자원을 집중할 계획이다.
주주사로서 여천NCC의 시장성 조달에 대해 분명한 책임 의지도 밝혔다.
DL케미칼 관계자는 "여천NCC가 자생 노력을 전개하고, 크래커 감축과 다운스트림 재편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시장성 조달에 대해 주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특히 생산시설 감축에 따른 잉여인력의 여천NCC 내부 재배치 등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이후에도 잉여 인력이 발생할 경우,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 최대한 고용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는 여수 지역경제와 고용 안정을 중시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도 부합하는 조치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김종현 DL케미칼 부회장은 "구조조정이라는 이름으로 책임을 남에게 전가하지 않겠다"며 "DL케미칼은 여천NCC의 주주로서 원가 보전, 비즈니스 재편, 고용, 재무까지 함께 책임지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업계와 지역사회, 그리고 채권단이 안심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가 먼저 한 걸음 더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에서는 여천NCC가 47만톤 규모의 NCC 3공장을 폐쇄하는 방향으로 이르면 이번주 사업재편안을 정부에 제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한얼 기자(eo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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