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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연구개발 시스템'…어디로 가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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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 만드는 기술혁신으로 나아가야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지금의 우리나라 연구개발(R&D) 시스템으론 미래 혁신을 주도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조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거다. 기술혁신을 통한 미래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응용연구를 체계적으로 추진할 ‘한국형 응용연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R&D 전문기관은 단순 예산 집행 대행 역할을 넘어 과학계와 산업계 간 중개 역할을 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문가 중심으로 R&D 자원을 배분하고 R&D와 상업화 정책의 통합 운영은 물론 전주기 혁신 네트워크 설계·운영도 있어야 한다는 주문이 제기됐다.

글로벌 에너지·기후위기 대응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는 가운데 미국 ARPA-E(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Energy)가 구축한 ‘고위험·고보상 응용연구’ 체계의 성공 요인을 이재명 정부의 기술주도 성장 전략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진=정종오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진=정종오 기자]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ARPA-E의 정당성 기반, 조직·사업구조, 혁신네트워크 등 시스템적 성공요인을 분석했다. 우리나라 R&D 시스템 개편을 위한 7대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STEPI 인사이트(Insight)’ 제352호에 담았다.

‘미국 ARPA-E 에너지 R&D의 시스템적 성공 조건과 시사점’란 제목의 이번 보고서는 ARPA-E의 성공을 개별 사업 방식이 아닌 국가 혁신시스템 차원에서 작동한 종합적 결과로 해석했다.

ARPA-E의 경쟁력은 △정치적 변동으로부터 R&D를 보호하는 정당성 기반 △우수한 자원배분·관리체계 △혁신네트워크 플랫폼 역할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ARPA-E는 미국 3대 과학한림원의 공동 의제 제안으로 설립됐다. 출범 6주년 평가에서도 한림원으로부터 기관의 우수성이 재확인되는 등 각계의 강력한 지지와 의회의 정책적 완충 역할 또한 ARPA-E의 안정적 성장 기반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ARPA-E가 기존 에너지 R&D 집행 수단과 조직들과 달리 단순한 보고체계, PD 중심 조직구조, 높은 재량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젝트 관리 방식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아이디어 발굴·연구·상용화를 하나의 체계로 운영하는 ‘혁신형 경영모델’을 실현한 점을 독보적 혁신 성과로 꼽았다.

ARPA-E는 에너지 혁신 생태계의 ‘네트워크 허브’ 역할을 한다. 단순히 정부 예산 배분, 정책 수혜자를 관리하는 기능을 넘어 R&D 전주기(기획-선정-협약-집행-확산)에 혁신 주체를 단계적으로 참여시키는 플랫폼 기능을 강화해 왔다고 소개했다.

ARPA-E가 에너지 혁신시스템의 주요 행위자에 대한 스캐닝, 역량 프로필, 강점과 약점 등을 높은 수준으로 관리하는 혁신정보기관으로 기능함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ARPA-E 모델의 시스템적 성공 요인을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오랫동안 ‘미국식 고위험·고보상 R&D’를 도입하려 했음에도 △부처별·조직별 과제 단위의 분절적 운영 △안정적 성과 창출을 선호하는 연구문화 등 관료주의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기술혁신 R&D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R&D 전문기관이 단순 예산 집행 대행 역할을 넘어 과학계와 산업계 간 중개 역할 확립 △R&D 예산과 정책 변동에 대한 입법부의 제도적 완충, 복원 역할 강화 △전문가 중심으로 R&D 자원 배분 △조직간 분절화된 R&D 과제들을 혁신 주체 관점에서 재구조화 △R&D와 상업화 정책의 통합 운영 △전주기 혁신 네트워크 설계·운영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한 기술개발-실증 파이프라인 설계 등을 한국 R&D 시스템 개편을 위한 7대 정책 시사점으로 제시했다.

관련 보고서 저자인 홍성주 STEPI 선임연구위원은 “기술 보급은 당장의 성과를 만드는데 기술혁신은 미래 먹거리를 만든다”며 “ARPA-E와 같이 민간에서 추구하기 어려운 고위험 영역의 응용연구를 체계적으로 추진할 한국형 응용연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진=정종오 기자]
홍성주 STEPI 선임연구위원. [사진=STEPI]

이어 “ARPA-E는 미국 연방정부 에너지부 직속의 공공조직임에도 관료주의 침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혁신 아이디어가 지속해 유입되도록 조직·제도를 설계한 점이 특징”이라며 “유한임기 PD(Program Director) 제도, 높은 재량과 책임을 부여한 조직구조, 통합형 사업관리 모델 등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홍 위원은 “초격차 성장은 ‘안전한 연구’의 반복으로는 만들어질 수 없다”며 “우리나라가 세계를 앞서기 위해서는 성공 확률이 낮더라도 판을 바꿀 수 있는 고위험 연구에 과감히 투자하는 ‘응용연구 정책’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만성화된 추격형 성장 구조를 넘어 선도형 혁신문화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몇 개의 프로젝트를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R&D가 작동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며 “ARPA-E는 한국이 미래 R&D 체계를 어떻게 재구성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벤치마크”라고 덧붙였다.

/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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