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이 한국 산업과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 변화를 언급하며 “성공의 관성에서 벗어나 새로운 틀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권 전 회장은 8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북콘서트 '다시 초격차'에서 “기득권 구조 고착과 규제개혁 지연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권 전 회장은 한국 경제가 지금까지 반도체, 휴대폰, 조선, 철강 등 주력 산업에서 “선진국 제품을 더 싸고 좋게 만드는 방식으로 성장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가가치 하락 압력이 가까워지고, 중국의 추격이 구조적 변수로 자리 잡으면서 “기존 성장모델의 유효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자기 성공 모델이 계속 유효할 것이라는 믿음이 발전 속도를 늦췄다”며 “성공 이후 형성된 기득권 구조가 규제개혁을 지연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처럼 네거티브 시스템이 작동하는 경제는 새로운 산업을 빠르게 수용하지만, 유럽과 일본은 그렇지 못했다”며 “한국도 기존 틀을 벗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권 전 회장은 “한국은 아직도 구시대적 교육 틀에 머물러 있다”며 “대학과 기업이 모범생을 만드는 방식에서 벗어나 창조적 사고를 키우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이 하지 않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환경이 초격차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조직이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으로는 △회사를 다니는 의미 △일에서 느끼는 흥미 △좋은 사람들과 일하는 재미 등 ‘세 가지 미(味)’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보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세 가지 미와 보상이 충족되면 인재는 떠나지 않지만, 하나만 부족해도 이탈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권 전 회장은 1985년 삼성전자에 반도체 연구원으로 입사해 2008년 반도체총괄 사장, 2012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핵심 경영자다.
2017년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에 오른 시점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듬해 펴낸 저서 ‘초격차’는 그의 33년 경영 전략을 정리한 책으로 베스트셀러가 됐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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