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만 오른 게 아니네"⋯오피스텔 전세도 '고공행진'

[아이뉴스24 이효정 기자]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오름세가 대체재인 오피스텔로 옮겨 붙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은 전세와 함께 월세도 강세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올해보다 줄어들 전망이어서 전세난 가중 속에 오피스텔 전월세에도 상승 압박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6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오피스텔 평균 전세가격은 2억3646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2억3170만원보다 476만원, 2.1% 상승했다.

권역별로 도심권(종로·용산·중구)이 2억9702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이어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구) 2억5454만원, 서남권(강서·양천·영등포·구로·금천·동작·관악구) 2억4510만원, 서북권(은평·서대문·마포구) 2억279만원 순으로 높았다. 동북권(강북·도봉·노원·성북·중랑·동대문·성동·광진구)은 1억6831만원이었다.

주목할 점은 면적이 넓을수록 전세가격 상승폭이 크다는 점이다. 전용 40㎡초과 60㎡이하 중형은 3억2333만원으로 같은 기간 1124만원(3.6%) 올랐다. 전용 85㎡ 초과 대형은 8억66만원으로 3212만원(4.2%) 올라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전용 60㎡초과 85㎡이하 중대형은 4억5649만원으로 697만원(1.6%) 높아졌다.

이에 비해 전용면적 30㎡ 이하 초소형 오피스텔의 평균 전세가격은 지난달 1억6842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3만원(1.5%) 상승했다. 전용 30㎡초과 40㎡이하 소형 오피스텔은 1억9997만원으로 같은 기간 261만원(1.3%) 올랐다.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전세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아파트 전세물건 공급 부족 문제를 꼽는다.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적어 임차수요가 오피스텔 시장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12월 1주(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누적 기준 3.06%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5.14%)보다 상승 폭은 덜하지만, 지난 2월부터 44주 연속 오름세다. 그럼에도 여전히 수요는 많다. KB부동산의 지난달 서울 전체 전세수급지수는 158.5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의미다.

더구나 문제는 올해보다 내년에 입주물량이 더 줄어든다는 점이다. 부동산R114 집계를 보면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9161가구로 올해보다 3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에서는 아파트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보니 오피스텔쪽으로 수요가 상당히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피스텔은 월세가격도 오름세여서 이로 인한 전세가격도 동반 상승 압박도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은 월세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높아진 월세 부담을 레버리지 효과로 상쇄하는 수요도 일부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월세가격보다는 전세가격을 높이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며 "주택수요자 입장에서는 오피스텔 월세 인상에 대한 부담감이 있고, 최근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소폭 하향 조정되는 경향이 나타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