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립토24] 토큰화 MMF, 크립토 생태계 새로운 동력…그러나 BIS는 '잠재적 위험' 경고

국제결제은행(BIS)이 빠르게 성장 중인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블록체인 기반 금융의 대표 성공 사례 중 하나로 꼽히는 토큰화 MMF가, 언젠가 크립토 시장 전체를 뒤흔들 수 있는 유동성 위기와 연쇄 청산연쇄 청산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토큰화된 MMF 시장 규모는 약 90억 달러로, 2023년 말 약 7억 달러 수준에서 10배 넘게 성장했다. 스테이블코인이 이자를 지급할 수 없다는 규제 구조 속에서, 미국 국채 등 단기 채권의 수익을 온체인에서 제공하는 토큰화 MMF는 크립토 생태계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담보 자산이자 예치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BIS는 이 급성장이 오히려 새로운 시스템 리스크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첫 번째 위험은 유동성 불일치다. 토큰화 MMF는 블록체인에서 즉시 거래되지만, 실제로 보유한 기초 자산(국채·레포 등)은 전통 금융시장 결제 주기를 따라 하루~이틀 뒤에야 정산된다. 이 때문에 투자자가 온체인에서 이미 자금을 회수했더라도 펀드는 실제 환매 자금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구조적 공백이 발생한다.

여기에 온체인 거래가 모두 실시간으로 공개된다는 점도 문제다. 특정 지갑에서 대량 환매가 일어나는 순간, 이는 즉각 시장 전체에 포착되며 투자자들에게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라는 공포심을 촉발한다. 만약 다음날 전통 금융시장이 열리는 시점에 MMF 환매 요청과 일반 투자자의 패닉 매도까지 동시에 몰릴 경우, 펀드는 단기간에 심각한 유동성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두 번째 위험은 스테이블코인과의 전염 구조다. 일부 토큰화 MMF는 스테이블코인으로 바로 교환되거나, 스테이블코인의 준비금(reserve)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쪽 시장의 충격이 곧바로 다른 쪽으로 번질 수 있다. MMF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가면 스테이블코인 준비금이 부족해지고, 반대로 스테이블코인에 문제가 생기면 준비금이던 MMF를 급하게 매도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두 시장이 서로 엮여 있어 전염(Contagion) 가능성이 큰 구조다.

세 번째는 담보 기반 연쇄 청산 위험이다. 토큰화 MMF는 DeFi에서 담보로 자주 사용된다. 특히 MMF를 담보로 스테이블코인을 빌린 뒤 그 자금으로 다시 MMF를 매수하는 일명 '루핑(looping)' 전략이 확산되면서, 가격이 조금만 흔들려도 담보 가치 하락 → 강제 청산 → 추가 매도 → 더 큰 가격 하락이라는 눈덩이식 청산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분석가들은 지금 당장 대규모 뱅크런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토큰화 MMF가 가진 유동성 불일치·스테이블코인 연계성·레버리지 구조가 서로 맞물릴 경우, 단 한 번의 충격이 시장 전반으로 빠르게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토큰화 MMF는 블록체인 기반 자산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전통 금융과 온체인이 섞이면서 발생하는 새로운 리스크들이 자리하고 있다. 토큰화 금융이 대중화되기 위한 '보이지 않는 과제'가 서서히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