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SK바이오팜이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하나로 실적을 경신하고 있지만, 후속 신약 부재로 향후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이 올해 3분기에도 시장 컨센서스(실적 전망치)를 50% 상당 웃도는 실적을 내며 고공행진 중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4% 늘어난 1917억원, 영업이익은 262.4% 급증한 701억원을 달성했다.
이번 실적에는 세노바메이트의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자체적으로 후보물질 발굴 단계부터 상업화까지 성공한 대표 품목이자 수익원이다. 3분기 매출은 1722억원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90% 수준을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1.9% 늘어났고 전 분기보다도 11.7% 증가한 수치다. 3분기 누적 매출도 4595억원으로 집계돼, 이미 작년 연매출을 상회했다.
그러나 세노바메이트 외에는 아직 뚜렷한 신약이 없는 만큼, 향후 수익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회사는 매출 확대를 위해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제약·바이오 업계의 ‘1조 클럽’에 신속히 입성하기 위해서는 이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동훈 사장은 세노바메이트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세컨드 프로덕트(두 번째 품목)'를 곧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지난 6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바이오USA' 행사에서 직접 언급한 내용이다.
세컨드 프로덕트로는 중추신경계(CNS) 질환 후보물질이 꼽힌다. 당시 이 사장은 "CNS 치료제에서 '넥스트 세노바메이트'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CNS 후보물질을 도입하고, 앞으로 5년간 뇌전증을 비롯해 CNS, 항암 분야에서 포트폴리오를 갖출 방침"이라고 밝혔다.

SK바이오팜이 CNS 질환 후보물질을 세컨드 프로덕트로 선점한 이유는 세노바메이트와의 연계성 때문이다. 세노바메이트는 CNS 질환 중 하나인 부분발작 치료제로, 뇌의 흥분성 신호를 전달하는 나트륨 채널을 차단해 신경세포의 흥분성과 억제성 균형을 정상화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이는 세노바메이트 개발을 통해 축전해온 CNS 분야 역량을 기반으로,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 리스크를 줄이고 시장 확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SK바이오팜은 올해 초 열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하반기 내 세컨드 프로덕트 도입 관련 성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시장의 기대감이 한껏 높아졌지만, 현재까지 가시적인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SK바이오팜은 좋은 조건을 이끌기 위해 당초 목표했던 시기보다 협상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정확한 도입 시기는 밝히기 어려우나, 상대 기업과 긴밀하게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