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윤 기자] 요즘 포털에 떠오르는 기사들
“○○배우, 강남 빌딩 팔아 60억 시세차익!”
“△△가수, 청담동 상가 매입… 월세만 3천만 원!”
“톱스타, 슈퍼카 5대 자랑”… 언론은 묻지 않는다.
“그 돈은 어디서 비롯됐는가?”, “그 시세차익의 그늘엔 누가 있는가?” 대신 우리는 숫자에 열광한다. ‘60억’, ‘100억’, ‘슈퍼카’. 이제 뉴스는 정보가 아니라 자본의 쇼윈도, 부의 전시장이 되어버렸다.
부동산 기사, 연예 기사, 그리고 ‘박탈감 중계방송’
한쪽에서는 ‘영끌’로 겨우 전세 대출을 갚으며 살아가는데, 언론은 매일같이 ‘누가 얼마를 벌었다’며 숫자를 쏟아낸다.
“부동산 불패 신화”를 떠받치는 건 투기세력이 아니라 언론의 제목 장사다.
기자가 키보드로 부의 구조를 포장하는 동안, 독자는 기사 속 숫자를 삼키며 스스로를 비교한다.
뉴스는 현실을 비추지 않는다.
현실의 불평등을 포장지로 싸서 팔고 있다.
연예인의 고급차 기사...대리만족인가, 대리 모욕인가
‘○○배우, 5억 원대 슈퍼카 타고 등장.’
‘△△가수, 외제 스포츠카 인증샷 공개.’
이런 기사들이 매일같이 포털 상단을 차지한다. 언론은 “대중의 관심”을 핑계로 사치의 일상화, 과시의 정상화를 부추긴다.
하지만 그 기사를 본 서민의 마음속엔 두 단어가 남는다.
“나는 실패자다.” 이것이 언론이 만든 가장 잔인한 프레임이다.
언론이 잃은 단어: ‘왜’
언론은 더 이상 ‘왜’를 묻지 않는다.
그저 ‘누가’, ‘얼마’, ‘무엇을 샀는가’만 쓴다.
누군가의 고가 상가 매입 기사 뒤엔 임대료 폭등으로 내몰린 상인들이 있다.
누군가의 수입차 자랑 기사 뒤엔 고금리로 차량을 팔아야 하는 서민이 있다.
그런데 언론은 이 이야기를 외면한다. ”왜’를 버린 언론은 이미 기자가 아니라 광고인이다.
언론이 잃은 중심, 국민이 잃은 믿음
언론의 중심은 자극이 아니라 균형이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의 언론은 사회의 균형추가 아니라 ‘클릭 수익’의 저울추가 되어버렸다.
“누가 얼마를 벌었다”는 기사가 쏟아질수록 서민의 마음속엔 좌절과 분노가 쌓인다. 언론은 현실을 해석하지 않고, 현실을 소비하고 있다.
지금 필요한 건 공명(共鳴)하는 언론이다
진짜 언론은 권력을 향해 마이크를 들이대야 한다.
그러나 요즘의 언론은 돈을 향해 렌즈를 맞춘다.
”60억 차익” 대신 “왜 평범한 시민은 집 한 채 못 사는가”를 써야 한다.
“슈퍼카” 대신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써야 한다.
뉴스는 화려해야 하는 게 아니라, 살아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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