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대구시장이 공석인 가운데,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행정부시장)이 최근 ‘직책 없는 간부회의’를 주재해 지역 정가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12일 대구시, 대구시의회 등에 따르면 최근 대구시 간부회의 자리엔 ‘경제부시장’, ‘기획조정실장’ 등 간부 명판이 일렬로 놓였지만, 유독 ‘행정부시장’ 명판만 빠져 있다.

대구시 행정 체계상 행정부시장이 빠져 있는 이같은 비정상적인 이 장면은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행정부시장이 사실상 ‘시장’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는 인상을 남겼다. 정가 안팎에서는 “시장 대행으로서 행정 공백을 메우는 대신, 권한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재 대구의 핵심 숙원사업인 맑은물 하이웨이, 산업선 철도, 통합신공항 선도도시 조성 등은 예산과 일정이 모두 제자리다. 그러나 김 대행은 여전히 시장에 준하는 일정과 대외 행보를 이어가며, “시장 놀음에 빠졌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구시 안팎에서는 “권한대행이 아닌 시장처럼 보이려는 듯, 실무진이 오히려 몸을 사리고 있다”며 “시정의 연속성이 아니라 정치적 구도만 남았다”고 말했다.
최근 김 대행은 홍성주 경제부시장에게 공개석상에서 사퇴를 종용하며 모욕을 줬다는 구설에도 올랐다. 당시 회의장 분위기는 싸늘했고, 내부에서는 “시장 대행의 권위주의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시청 한 관계자는 “책임은 회피하고 권위만 챙긴다”며 “공직 내부가 위축되면 결국 시정 동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권한대행이 본래 취지로 돌아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런 가운데,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이 공식석상마다 검은색 선글라스를 착용하며 또 다른 화제를 낳고 있다. 그는 “단순한 패션이 아니라, 하늘을 직접 바라보기 부끄러워서 쓴다”고 말했다. 이 짧은 한마디는 지금 대구 정치 현실에 대한 자성(自省)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의장의 ‘하늘 부끄러움’ 발언은 위기의 대구 정치에 던진 상징적 자책이다. 지역 리더십이 실종되고, 보수 정치가 체면과 구호에 매몰된 현실을 돌아보자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만규 의장의 ‘하늘 보기 부끄럽다’는 말과 김정기 대행의 ‘시장 행세 논란’은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
한쪽은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며 성찰을 말하고, 다른 한쪽은 권한에 집착하며 체면을 세운다. 이처럼 ‘부끄러움의 정치’와 ‘권위의 정치’로 양분된 TK 리더십은 결국 시민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
최철원 지역정치평론는 “지금 대구엔 권한보다 책임, 말보다 실천이 필요한 시기”라며 “하늘을 보기 부끄럽지 않은 정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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