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국내 위산분비억제제(P-CAB) 시장의 경쟁 구도가 뚜렷한 가운데, 다케다제약의 '보신티' 진출이 재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져 판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위식도역류질환 관련 이미지. [사진=픽사베이]](https://image.inews24.com/v1/dd9e88bc7b4605.jpg)
12일 제약 업계에 따르면 다케다제약이 개발한 위식두역류질환 치료제 보신티의 국내 출시 여부가 논의되고 있다. 보신티는 일본에서 다케캡, 미국에서 보퀘즈나로 판매 중인 시장성이 입증된 P-CAB 계열 약물이다. P-CAB은 기존 PPI(양성자 펌프 억제제)와 달리 식사 여부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고, 효과 반응도 훨씬 빠르다.
보신티의 등장은 기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제약사들에겐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현재 P-CAB 시장은 HK이노엔의 '케이캡',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제일약품의 '자큐보' 등 3강 구도로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다. 그러나 글로벌 인지도를 갖춘 다케다제약이 진출할 경우, 시장 점유율 경쟁이 불가피해진다.
실제 P-CAB 제제의 원외처방 규모는 해마다 증가하며 성장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 전문기관 유비스트(Ubist)에 따르면 P-CAB 제제의 원외처방 실적은 2019년 304억원에서 2022년 1463억원으로 급증했다. 2023년에는 전년 대비 48% 증가한 2172억원, 지난해는 32% 늘어난 2864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올해 3분기 누적 처방액은 2600억원 상당으로 전망됐다.
보신티는 케이캡에 이어 두 번째 P-CAB 신약으로 품목허가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자진 취하로 출시가 무산됐다. 보험 등재를 위한 약가 협상에서 제시된 가격이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다케다제약은 자진 취하의 구체적 배경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현재 국내 출시 여부를 두고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다.
다만 업계는 보신티의 출시 여부에 신중한 반응을 보인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확보했더라도, 국내에선 이미 기존 품목들이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처방 기반을 공고히 다져온 상태다. 여기에 매출 확대를 위해 추가 적응증 연구도 일부 완료됐고, 일부는 순항 중이다. 특히 건강보험 적용 여부, 약가 수준, 마케팅 역량 등 진입 이후의 시장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보신티가 출시되더라도 시장 판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케이캡은 5개의 치료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어 P-CAB 제제 중 가장 많은 적응증을 자랑한다. 최근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장기 복용에 따른 위·십이지장 궤양 예방' 적응증 3상 연구를 마무리했다. 펙수클루는 3개의 적응증을 보유, 최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요법' 적응증으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자큐보도 2개의 적응증을 보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P-CAB 시장 규모는 지속 성장세를 보인다"면서도 "일동제약과 대원제약이 공동 개발 중인 '파도프라잔'이 내후년 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어 경쟁 구도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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