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7일 사업지원T/F를 사업지원실로 상설화하고 초대 실장에 박학규 사장을 선임하면서 주말에도 그에 대한 그룹 안팎의 관심이 쏟아졌다. 그동안 재계에서 '삼성의 2인자'로 불려오며 사업지원T/F를 이끌어왔던 정현호 부회장은 용퇴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은 전자 계열사 전반의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이재용 회장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조직이다. 사업지원실장이 이 회장의 최측근인 셈이다.
李 최측근 정현호…그리고 박학규
10일 재계에 따르면 내부에서는 박 사장이 지난해 12월 사업지원T/F로 합류했을 때 이미 ‘후임 2인자’로 낙점됐다는 관측이 있었다.
이 회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정 부회장과 한 조직에 묶였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박 사장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디바이스경험(DX)부문 경영지원실장을 모두 경험한 인물이다. 2020~2021년 DS 경영지원실장, 2022~2024년 DX 경영지원실장을 맡았다.
삼성SDS 사업운영총괄, 미래전략실 경영진단팀 등도 거쳐 전자 계열사 사정을 두루 알고 있다. 사업지원실장의 역할과 맞닿아 있는 이력이라는 평가다.
T/F에서 실(室)로 상설화
삼성 안팎에서는 사업지원실이 기존 사업지원T/F 대비 안정적이고 정교한 보좌 기능에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후 출범한 사업지원T/F는 임시 조직이었고, 경영진단 기능이 외부에 흩어져 있었다. 이 회장이 두 차례 수감되며 T/F의 존재감이 과도하게 비대해졌다는 지적도 있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이 회장이 대내외 활동을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고, 7월 대법원 무죄 판결로 사법 리스크도 대부분 해소됐다.
![박학규 삼성전자 사업지원실장 사장[출처=삼성전자]](https://image.inews24.com/v1/e4d11f57adcebb.jpg)
한 재계 관계자는 “이제는 순수한 스태프 조직으로 기능하는 게 자연스럽다. 경영은 회장이 중심이고 사업지원실은 본연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 조직이 되면서 사업지원실은 △전략 △경영진단 △피플(인사) 등 3개 팀 체제로 구성됐다. 과거 미래전략실(5~6개 팀)에 비해 규모는 절반 수준이다.
전략은 기존 사업 성장과 신규 사업 발굴, 경영진단은 사업 부진 원인 분석 및 개선 제시, 피플팀은 인사·조직 운영을 맡는다.
전략팀장에 최윤호 사장, 경영진단팀장에 주창훈 부사장, 피플팀장에 문희동 부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거짓보고 안 통해" "AI엔 통큰 투자"
박 사장은 DS·DX 모두를 거쳐 사내 인지도가 높다. 후임 발표 직후 사내 관심이 집중된 배경이다.
그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은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 상사”,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다”는 평가를 공통적으로 전한다. 중요 사안을 가리는 보고나, 사소한 내용을 부풀린 보고 모두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 사업부에서 CFO를 지낸 만큼 숫자에 밝지만, 무조건 절약만을 강조하는 스타일은 아니라는 후문도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는 이야기가 여러 차례 나왔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자체 생성형 AI ‘가우스’에 글로벌 생성형 AI 모델을 결합해 대고객 서비스로 확장하는 ‘루비콘 프로젝트’를 주도한 것도 박 사장이었다.
한편 박 사장은 1964년생으로 청주고, 서울대 경영학과, 카이스트 경영과학 석사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