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세노바메이트가 효자"

[아이뉴스24 정승필 기자] SK바이오팜이 효자 품목 '세노바메이트'를 앞세워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전체 매출의 대부분이 이 품목에 집중돼 있어 성장 한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회사는 적응증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5000억원 이상,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상반기 동안 성장세를 기록한 만큼, 3분기 실적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SK바이오팜 1분기 매출은 1444억원, 2분기 매출은 1763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각각 257억원, 61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DS투자증권은 기업분석 리포트에서 SK바이오팜의 3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30.5% 증가한 1783억원, 영업이익은 195.9% 늘어난 571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SK바이오팜 성장 중심에는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성과가 있다. SK바이오팜이 후보물질 발굴 단계부터 임상, 판매까지 전 과정을 단독으로 수행해 상업화에 성공한 품목으로, 대표 수익원이다. 세노바메이트는 뇌의 흥분성 신호를 전달하는 나트륨 채널을 차단해 신경세포의 흥분성과 억제성의 균형을 정상화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세노바메이트의 약리적 특성은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에게도 효과를 보이며 주목받았다.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의 과흥분으로 발작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를 막기 위해선 항경련제를 사용하지만, 전체 환자의 30% 상당이 기존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다. 세노바메이트는 이러한 난치성 뇌전증 환자에게도 효과를 보이며 시장 경쟁력을 입증했다.

그 결과, 2020년 미국 출시 이후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올해 6월 기준 전 세계 누적 처방 환자도 22만명을 넘어섰다. SK바이오팜이 미국 직판(직접판매) 체계를 운영하며 뇌전증 시장 주도권을 확보했고, 이는 판관비 효율화 등으로 이어져 수익성 향상에도 기여했다.

매출 추이도 꾸준하게 증가세다. 구체적으로 201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뒤, 2020년 2분기부터 본격 유통됐다. 이후 21분기 연속으로 매출이 증가했다. 출시 첫 분기 매출은 21억원으로 시작해, 이듬해 1분기에는 100억원, 2023년 1분기 5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1000억원, 올해 2분기에는 1500억원을 넘어섰다.

다만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특허가 2032년까지 설정된 점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성장에는 한계가 따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회사 전체 매출의 80% 상당이 세노바메이트에 집중돼 있고, 단일 품목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다. 후속 파이프라인 대부분이 아직 연구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의 적응증 확대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현재 성인 부분발작(Partial-Onset Seizure) 환자를 대상으로 처방되고 있는데, 이를 소아 및 전신발작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발표된 만 12세 이상 일차성 전신 강직-간대발작(PGCT) 환자 대상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세노바메이트 투여군의 발작 빈도는 기저치 대비 71.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위약군은 36.9% 감소에 그쳤다. 이상반응 사례는 대부분 경증에서 중등도 사이로 보고됐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PGCT 임상 3상 결과를 토대로 FDA에 세노바메이트 적응증 추가 허가 신청(sNDA) 절차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노바메이트는 지난 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 41호 신약으로 허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