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24 이창재 기자]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가 화려하게 막을 내린 가운데, 세계 기업인 CEO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 단 한 점의 회화작품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대한민국을 대표해, 그리고 전세계를 대표해 유일하게 행사장 전시에 초청된 대구 출신의 월하(月河) 배현희(배수아·52) 작가다.

국가급 보안이 적용된 행사 특성상 예술 작품 전시가 철저히 제한된 가운데, 배 작가의 ‘2025 경주 APEC 기념도(2025 Gyeongju APEC Memorial Picture)’는 유일하게 공식 전시를 하게 되었다.
이 대형 작품은 APEC 행사장 입구, 레드카펫이 시작되는 지점에 설치, 각국CEO, 기업인들의 포토존 역할을 하며 ‘한국 문화의 품격’을 알렸다.
배 작가는 경북예고와 대구예술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대구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조형창작교육 석사과정을 마친 대구 출신 실력파 작가다.

배현희(배수아) 작가는 4일 아이뉴스 24와의 인터뷰에서 “이 작품은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한국의 정신과 경주의 역사, 그리고 한글의 미학을 세계 속에 새긴 문화 외교의 기록화”라고 밝혔다.
‘2025 경주 APEC 기념도’는 가로 280cm, 세로 185cm 크기의 혼합기법(Mixed Media) 대작이다.
지난 1년여 동안 자신의 달서구 작업공간에서 옻칠, 닥종이 부조, 경면주사 채색, 자개, 먹, 아크릴, 오일페인팅 등 전통과 현대 재료를 융합했고, APEC 21개국의 이름과 국기를 한글·한자·영문으로 새긴 양각 레터링 기법으로 완성됐다.
짤주머니로 한 글자씩 새기며 수십 번 색을 덧입히는 섬세한 수공예 과정도 이어졌다.

배 작가는 “한글의 조형미는 세계 어디에도 없는 예술 언어”라며 “한국 전통미와 현대적 감성을 함께 녹여 한글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300호 크기의 거대한 화폭에는 신라의 미소, 다보탑·석가탑, 석굴암 본존불, 불국사, 기와지붕, 일월오봉도 등 신라 천년 고도 경주의 유산들이 펼쳐졌다.
근현대 경주의 명소와 문화 요소가 이어져 과거와 현재가 하나가 돼 어우러졌다. 사슴, 천마도 속 말, 비둘기, 연꽃, 고양이 등 동식물들은 인류 평화와 번영을 상징하며, 꽃들과 어우러져 축제적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리고 APEC 21개 회원국의 정보가 함께 담겼다. 각국의 국기, 국가명, 정상 이름, 수도가 조화롭게 새겨졌다.
화려한 꽃의 향연 속에서도 빈티지한 색감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화려함 속의 절제’를 구현했다는 평가다.

이 작품은 행사 기간 내내 세계 기업인 CEO들의 관심을 모았다.
배 작가는 “폐막 전까지 작품 출품 사실조차 공개할 수 없을 만큼 보안이 철저했다”며 “현장에서 ‘뷰티풀’, ‘원더풀’ '어메이징'이라는 찬사를 들었을 때, 한국을 대표했다는 자부심이 벅찼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작품은 한국의 정신과 경주의 정체성, 한글의 미학, 그리고 21개국의 화합을 하나로 묶은 평화의 예술”이라며 “앞으로도 세계무대에서 한국 예술의 존재감을 넓혀가고 싶다”고 말했다.

‘2025 경주 APEC 기념도’는 향후 APEC 공식 기념 전시의 상징작으로 공개될 예정이며, 대구 출신 작가 배현희(배수아)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예술의 세계적 위상’을 다시 한 번 각인시킬 전망이다.
/대구=이창재 기자(lcj12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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